네덜란드 악조 노벨 그룹이 기업집단(conglomerate) 체제를 이루고 있는 현행 회사구조에 개혁을 단행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 그룹의 제약사업부인 오가논社의 향배에도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악조 노벨 그룹은 총 5억유로 규모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단행키로 결정한 상태이다.
이와 관련, 악조 노벨 그룹의 새로운 최고경영자로 부임한 한스 위저스 회장은 지난 봄 있은 애널리스트 회의 석상에서 "최우선 순위로 제약사업 부문을 주시하고 있으며, 조정의 여지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위저스 회장은 "다음 단계는 휴먼 헬스케어 사업부문의 경영전략을 재평가하는 일이며, 올해 말까지 모종의 조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었다. 이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제약·화학·피정(coating) 등 3개 사업부의 경영에 개선이 따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사실상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던 것.
이에 따라 악조 노벨 그룹이 오가논에 대해 아예 분사(spin off)를 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오가논도 자체적으로 1억2,000만유로 규모에 이르는 비용절감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데다 700명에서 최대 2만1,000명 수준에 달하는 감원작업을 병행하는 등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오가논은 올들어 1/4분기에만 영업이익이 33%나 뒷걸음질쳤다.
실제로 오가논은 최근 미국시장에서 적잖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는 지적이다. 항우울제 '레메론'(미르타자핀)이 제네릭 제형들의 경쟁에 직면해 있는 데다 제피론(gepirone) 서방형 제제는 FDA의 추가자료 요구로 승인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
또 사노피-신데라보社와 공동으로 발매한 새로운 심부정맥 혈전증 치료제 '아릭스트라'(폰다파리눅스)의 1/4분기 매출도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생산설비 증대, 연구소 시설개선, 뉴저지州에 새로운 글로벌 제약사업 본부 개설 등 그 동안 제약사업 부문에 아낌없는(heavily) 투자를 지속했던 악조 노벨 그룹의 입장에서 보면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 만은 없는 현실인 셈.
한편 오가논은 지난해 휴먼백신과 생물학적 제제 사업부문에도 진출키로 결정하고, 네덜란드 복스메어에 새로운 백신 생산공장을 설립했다. 바이오테크 분야와 동물용 백신 사업부문에서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활용하자는 취지.
그러나 이 백신공장에서 생산된 제품들이 본격적인 매출을 올리는 것은 오는 2007년부터야 가능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악조 노벨측은 과도기적인 보완책으로 당분간은 제 3자와 계약을 맺고 타사 제품을 위탁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