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도카나비노이드, 장기부터 면역까지 폭 넓게 치료
대마유래 약물 연구‧개발 속속…국내 법 한계는 고려점
박선혜 기자 lovelovesle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12-02 12:00   수정 2019.12.03 00:06

카나비노이드를 이용한 대마유래 약물이 뇌전증 뿐 아니라 통증완화, 지방간, 피부염 등 폭 넓게 치료할 수 있어 다양한 치료제 개발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화학세계 11월호에 개재된 전북대학교 화학교육과 김자홍 교수는 ‘엔도카나비노이드’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김 교수는 “엔도카나비노이드는 두 얼굴을 가진 원소와 같다. 잘 쓰면 약이 되고, 못쓰면 인체에 유해하다”며 “즉, 인체 내에서 분비되는 마리화나라는 말과 같다. 마리화나는 대마초이며, 우리나라에서는 마약으로 분류돼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사람의 뇌에는 CB1 카나비노이드가 존재하고 간, 신장 등 주요 장기 등에는 CB2 카나비노이드 수용체가 있다. 

CB1 수용체는 다리뇌와 척수 사이, 하부숨뇌에 위치하며 호흡, 심혈관순환, 운동, 뇌신경 기능을 담당한다. 이는 발현되면 진정효과 및 근육의 경련을 진정시키고 통증을 멈추는 진경제 효과가 나타나고 수면과 비만 조절에도 영향을 끼친다.

가장 대표적인 약물로는 국내에서 허가된 뇌전증 치료제 에피디올렉스와 소아 소뇌위축증 치료제 사티벡스가 있다. 

CB2 수용체는 카나비노이드의 타깃처럼 활동하게 되는데, CB2 수용체가 카나비노이드와 결합하게 되면 암세포를 죽이게 된다. 이는 면역시스템에도 크게 관여한다.

예시로 일리노이대학 연구팀이 의료화학(Medicinal Chemistry)지에 밝힌 연구결과, 인체서 오메가-3 지방산을 대사하면서 생성되는 엔도카나비노이드 성분이 항종양 기능 역할을 한다고 나타났다.

또한 연구팀은 골육종을 앓는 쥐를 대상으로 엔도카나비노이드 에폭시드의 행동을 살핀 바 연구결과, 폐로 퍼진 암을 가진 쥐가 건강한 쥐 보다 폐 조직 내 엔도카나비노이드 에폭시드가 80% 더 많은 것을 확인했다.

그 외에도 국제학술지 '셀 메타볼리즘'에 개제된 KAIST 의과학대학원 정원일 교수 연에서는 만성 알코올 섭취 시 마리화나와 유사한 엔도카나비노이드가 생성돼 지방대사를 교란하고 중성지방 축적을 유도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임상시험 중인 약물로 레나바섬(lenabasum)이 있다. 레나바섬은 동물 실험한 결과 CB2수용체에 우선적으로 결합해 염증, 전신 경화증, 피부근염 등에 면역치료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됐다. 

이 밖에도 이식편대숙주병, 식욕부진 및 악액질, 통증조절, 간 허혈 및 이식 재관류 손상과 프라더-윌리 증후군 같은 희귀 질환 치료제 등 전임상이나 임상단계로 각종 대마유래 치료제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다만, 특성상 ‘마약’이라는 점 때문에 중독 혹은 오남용 우려가 있어 국내 도입이 쉽지 않다. 캐나다의 경우, 일찍이 의료용 대마 추출물에 대해 광범위하게 사용해 왔으며, 최근 THC성분이 적은 대마 추출물에 대해서도 캐나다 전체에서 의사 처방 없이 기호용으로 허가돼 사용되고 있다. 

또한 미국도 최근 연구들을 근거로 치료용 대마규제를 완화하고 있고 실제 대마관련물이 모두 합법화된 서부지역의 범죄율과 대마 합법화의 통계를 비교분석한 결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전히 의료용 대마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존재하지 않고 국내에선 대마 관련 약물 자체도 허용되지 않은 부분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치료효과 및 위험성 등의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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