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산소유발인자를 통해 암의 성장 속도를 조절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타나면서 새로운 ‘항암’치료제 개발 키워드로서 주목되고 있다.
2019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윌리엄 카엘린 주니어(William G. Kaelin Jr.)교수는 7일 서울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열린 대한종양내과학회 국제학술대회(KSMO 2019)에서 ‘폰히펠린다우종양억제 단백질: 산소와 항암 인식(The VHL tumor suppressor gene: lnsights into oxygen sensing and cancer)’을 주제로 이같이 발표했다.
윌리엄 교수는 “산소는 세포 생명 유지에 필수다. 우리는 연구를 통해 인체 세포가 산소를 어떻게 이용하고 산소 변화에 적응하는지 분자적 메커니즘을 밝혀냈다”며 “이 과정 중 HIF-1(hypoxia-inducible factor 1)이라는 유전자가 세포의 체내 산소 농도 감지 및 조절에 핵심 관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윌리엄 교수에 따르면 산소농도가 떨어져 저산소증이 발생하면 인체에선 적혈구 생성을 촉진하는 에리스로포이에틴 호르몬(EPC)이 증가한다. 이 과정 중 적혈구 세포의 생성 증가를 유지하기 위해 유전자 차원에서 조절하는 단백질 복합체 저산소 유발인자(HIF)가 발견된 것.
HIF는 HIF-1, HIF-2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특히 HIF-1a은 산소량이 많을 때는 세포에 거의 없지만 산소량이 적을 땐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산소가 부족하면 세포가 죽게 되지만, HIF-1a가 증가하면서 세포를 살리는 작용을 한다.
또한 하이드록실기의 일종인 ‘프롤리 수산화효소’는 HIF-1a에 붙어 산소가 분해되도록 유도하는 데, 이 과정에서 VHL 유전자가 관여하게 된다. 즉, VHL은 수산화된 HIF를 인식해 분해하지만 저산소일 때 HIF는 수산화되지 않고 VHL은 이를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핵 안으로 들어가 전사 인자로 작용하게 된다.
이 때 발현되는 유전자 가운데는 암덩어리 속까지 영양과 산소를 공급하는 새 혈관을 만들도록 신호를 보내는 혈관성장인자(VGEF)도 포함돼 있다. 이에 윌리엄 교수는 “이러한 기전을 통해 VHL 돌연변이가 신장암을 유발 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암세포는 산소를 공급해주는 혈관의 성장 속도가 감소하면 저산소 상태에 빠지며 암도 성장을 멈추게 된다"며 "이러한 HIF 기전을 토대로 빈혈과 암 치료제 개발 등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덧붙여 그는 “현재 여러 제약사와 협업해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환자에게 실제로 적용될 수 있는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