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 피임약을 OTC로 판매할 수 있도록 스위치를 허용해 달라!"
'모닝 애프터 필'로 널리 알려진 응급피임약 '플랜 B'(Plan B; 레보노제스트렐)를 발매하고 있는 美 위민스 캐피탈 코퍼레이션社(Women's Capital Corp.)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OTC 전환 신청서와 관련자료를 21일 FDA에 제출했다.
이날 위민스 캐피탈측이 제출한 자료는 총 1만5,0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 속에 40여건의 관련 연구결과들이 수록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플랜 B'는 이에 앞서 지난 1999년 예정에 없던 性 관계를 가진 후 임신을 예방하기 위한 용도의 처방약으로 허가를 취득했었다. 따라서 '플랜 B'는 임신 초기에 복용하면 낙태를 유도하는 'RU-486'과는 전혀 다른 기전의 피임약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FDA가 '플랜 B'의 처방약 스위치 여부를 검토하는데 최소한 10개월 정도의 시일이 소요되리라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性 관계 후 72시간 이내에 복용하는 정제와 그 뒤 12시간 후에 다시 복용하는 정제를 한 키트로 구성되어 있는 '플랜 B'의 키트당 가격은 27달러 정도이다. 발매 이후로 지금까지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300만 키트분 가량이 판매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모닝 애프터 필'은 영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일부 유럽국가들과 미국의 알래스카州·캘리포니아州·워싱턴州 등에서는 이미 OTC로 판매되고 있다. 지난달 말 이후로는 美 메릴랜드州도 OTC 스위치가 적극 검토되고 있는 상태이다. <본지 인터넷신문 3월 27일자 참조>
위민스 캐피톨측은 "응급피임약이 OTC로 전환되더라도 당장 매출이 크게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OTC 스위치가 성사되면 응급피임약에 대한 인지도를 더욱 제고하고, 가장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시간대에 피임약을 복용할 수 있게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의 샤론 캠프 회장은 "性 관계 후 응급피임약을 복용할 때까지 소요된 시간이 12시간 지연될 때마다 피임효과는 50% 정도씩 감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많은 전문가들도 벌써부터 응급피임약의 OTC 스위치를 요망해 왔었다. 응급피임약을 조기에 복용할수록 효과가 더욱 확실히 나타나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들이 내세우는 근거. 의사를 찾아가 처방전을 발급받도록 하는 것은 여성들에게 불필요한 시간지연을 초래할 뿐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지난 2001년 당시에도 60여곳에 달하는 의료단체와 소비자기구, 여성단체들이 응급피임약의 안전성, 진단의 간편함, 복용의 용이함 등을 들어 OTC로 스위치해 줄 것을 FDA에 요청한 바 있다.
한편 응급피임약은 정치적으로도 뜨거운 논란과 함께 최종결정권자들에게 상당한 부담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응급피임약이 난자의 형성을 억제하고, 정자가 난자와 수정에 이르지 못하도록 하며, 수정된 난자가 자궁내벽에 착상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기전을 지니고 있는 약물이기 때문.
낙태 반대운동론자들은 난자가 수정에 이르는 것을 생명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는 관계로 수정된 난자가 자궁에 착상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사실상 낙태에 다름아니라며 반대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