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노바티스社가 최근들어 발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항바이러스제 사업부문에 대한 업그레이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6일 미국 매사추세츠州 캠브리지에 소재한 바이오테크 업체 아이데닉스 파마슈티컬스社(Idenix)에 2억5,500만달러를 지불하고 지분의 상당부분을 매입키로 합의한 것.
노바티스와 아이데닉스의 지분거래 계약은 2/4분기 중으로 완료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노바티스는 지난주 화이자가 개발을 진행해 왔던 전립선 치료제 '에나블렉스'(Enablex)를 2억2,500만달러에 사들이기로 합의한 바 있다.
노바티스는 최종적으로 10억달러에 육박하는 금액과 플러스 알파까지 제공하고 아이데닉스의 지분 51%와 함께 이 회사가 현재 개발을 진행 중인 주요 유망후보 약물들을 인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합의도달은 노바티스가 공룡급 기업볼륨에도 불구, 그 동안 항바이러스제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뚜렷하게 존재를 각인시키지 못했던 것이 현실이었음을 감안할 때 향배에 눈길이 쏠리게 하는 과감한 조치로 주목되고 있다.
한 예로 간염 치료제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환자수가 5억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데다 많은 환자들이 기존에 발매 중인 약물들로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노바티스가 직시한 결과로 풀이되고 있기 때문.
그 만큼 (간염 치료제를 비롯한) 항바이러스제 시장이 신약의 출현을 원하는 수요가 높고, 매우 유망한 사업분야라는 의미이다.
실제로 노바티스는 최대 3억5,700만달러에 달하는 현금 또는 주식을 아이데닉스측에 지불하고 이 회사가 개발해 온 C형 간염 치료제를 사들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약물은 허가를 취득할 경우 한해 매출규모가 10억달러를 상회할 수 있으리라 기대되고 있는 미래의 블록버스터 후보.
이에 따라 노바티스는 이 C형 간염 치료제를 확보하기 위해 최대 1억7,500만달러를 추가로 지급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후문이다.
아울러 아이데닉스측이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B형 간염 치료제 텔비부딘(telbivudine)과 1상·2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발토시타빈(valtorcitabine)에 대해서도 7,500만달러를 지불하고 라이센싱 관계를 구축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바티스의 제약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는 토마스 에블링 회장은 "우리가 지불할 금액은 아이데닉스가 보유한 주요 후보신약들의 향후 개발추이에 따라서는 좀 더 상향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에블링 회장은 "항바이러스제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백지상태에서 별도의 사업부문을 신설하는 것 보다는 이 분야에서 강점이 있고 유망한 기존 업체와 제휴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라고 피력했다.
지금까지 노바티스의 바이오테크 연구가 보스턴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다는 점도 아이데닉스와 손잡는 것이 한층 효과적일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에블링 회장은 "우리는 아이데닉스의 경영이념을 존중하므로 이 회사에 대한 지분률을 51%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은 강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c형 간염 치료제를 포함한 항바이러스제 분야에서 경쟁관계를 형성할 로슈社의 움직임에 따라서는 차후 전략에 변화가 뒤따를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현재 노바티스는 로슈의 의결권株를 3분의 1 가까이 보유하고 있어 한 동안 스위스版 제약 빅딜의 성사 여부에 이목이 쏠리기도 했었다. 그러나 로슈측은 줄곧 독자성을 유지할 방침임을 강하게 천명해 온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