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머크, 제약 빅딜 차기후보?
P&G, 웰라 그룹 인수로 궁금증 증폭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3-03-29 07:44   
미국의 공룡 생활용품 메이커 프록터&갬블社(P&G)가 독일의 헤어케어 메이커 웰라 그룹을 65억유로(69억달러)에 인수함에 따라 차기 M&A 후보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는 독일系 기업들의 면면에 새롭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독일경제가 일본과 마찬가지로 최근 10여년간 침체가 계속되어 왔음을 상기할 때 궁금증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한 대목.

이와 관련, 영국에서 발간되는 '파이낸셜 타임스'紙는 27일자에서 "웰라 그룹과 같은 다름슈타트에 본사를 두고 있는 데다 전체 지분의 4분의 3을 설립자의 후손들이 보유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는 맥락에서 제약·화학기업 머크 KGaA社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머크의 매력요인은 최근들어 제네릭 제품들의 잇단 출현으로 인해 첨예한 경쟁에 직면하고 있는 당뇨병 치료제 위주에서 한결 유망한(coveted) 분야인 항암제 중심으로 리포지셔닝(repositioning)을 단행 중에 있다는 점이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머크가 장차 한해 2억5,000만~5억 유로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항암제 '에르비툭스'(Erbitux)의 유럽시장 발매허가 신청서를 올해 안에 제출할 방침으로 있는 것은 한 예라는 것.

따라서 올해의 매출·이익 규모가 투자자들을 만족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주가 또한 유럽의 주요 경쟁사들에 비해 낮은 편에 속함에도 불구, 현재진행형인 구조조정 에 대한 기대감으로 관심이 집중되는 제약기업으로 손꼽히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설립자 가문에 속하지 않는 인물로는 처음으로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에 오른 베른하르트 슈블레 회장은 "우리가 웰라 그룹과 같은 길을 선택할 가능성은 없다"며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 이유의 하나로 슈블레 회장은 "오는 2019년까지는 지분매각도 회사의 설립자 가문 내부에서만 가능토록 약정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머크의 주가는 최근들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 동안 머크가 독일시장에서 발매권을 갖고 있던 당뇨병 치료제 '글루코파지'의 특허가 지난해 만료되었던 것은 주된 원인의 하나.

그나마 머크의 제네릭 사업부는 아스트라제네카가 발매하고 있는 항궤양제 '로섹'(오메프라졸)의 제네릭 제형을 보유한 관계로 한해 10억 유로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오메프라졸의 제네릭 제형만으로 환율불안과 '글루코파지'의 매출액 급감으로 인한 손실분을 커버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새로운 항암제가 발매될 때까지는 어려움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는 대목인 셈.

이에 대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머크가 강한 제품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슈블레 회장의 언급에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에르비툭스'가 허가를 취득한 후 오는 2005년까지는 본격적인 발매가 어려울 것이라며 M&A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크 KGaA社는 美 머크社와 뿌리를 같이하고 있지만, 현재는 전혀 별개의 제약기업이다.

제 1차 세계대전의 포화가 한창이던 지난 1917년 미국정부가 머크 KGaA의 미국지사를 귀속조치했기 때문이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