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피오돌 사태, 의약품 안정공급 과제는 여전"
건약 논평…독점약의 또다른 환자협박 선례 방지 당부
이승덕 기자 duck4775@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8-07-30 10:43   수정 2018.07.30 14:00
리피오돌 약가협상이 마무리된 가운데, 국내 필수의약품의 안정공급에 대한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이하 건약)은 30일 '리피오돌을 끝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올해 3월 게르베의 공급 중단 협박으로 시작됐던 리피오돌 약가 협상이 3.6배 인상으로 마무리 됐다.

건약은 "게르베는 외국 가격과의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점, 한국의 낮은 약가로 인해 공급의 안정을 도모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약가 인상을 요구했다"며 "정부는 독점공급되는 필수약 공급을 위한 방법은 약가 인상 뿐이라며 손을 들어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사회는 이번 리피오돌 사태를 통하여 다시 한번 의약품 독점의 문제를 실감하게 됐다"며 "심지어 리피오돌은 법적으로 특허권이나 독점권이 없는 의약품임에도 불구하고 시장 내에서 실질적인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성공적으로 약가 인상을 관철시켰다"고 평가했다.

건약은 "법적인 권력이 없는 독점적 의약품에도 이처럼 무력하게 당하기만 하는 정부가 온갖 특허권으로 무장한 의약품들에 대해 환자의 접근권을 보장할 수 있는 어떤 방안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짚었다.

특히 건약은 리피오돌 약가 인상을 보면서 세 가지 시사점을 제시했다.

우선 리피오돌의 약가 인상이 공급의 안정성을 담보하는 것이 확실한지에 대해서 언급했다.
 
게르베는 세계 최고가를 보장해주고 있다는 미국에서조차도 리피오돌의 공급부족을 지속적으로 보고하고 있는데, 공급부족의 진짜 이유는 약가가 아니라 다른 곳에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건약은 "게르베는 공급부족을 이유로 약가인상만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공급부족을 야기하는 실제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 답해야 한다"며 "정부는 이번 약가인상을 감행하며 리피오돌의 공급안정을 진정 담보할 어떤 약속을 받아냈는가" 물었다.
 
또한 다음번 약가 인상 때 정부의 대응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화두를 던졌다.

게르베는 1998년 리피오돌 허가를 국내에서 득한 이후 2014년, 2016년, 2018년에 걸쳐 반복적으로 약가 인상을 요구해왔고 관철시켜온 가운데, 다음 번 약가 인상 신청이 2년 후일지, 3년 후일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건약은 "공적 생산을 포함한 다양한 생산 공급 방안을 고민하지 않고서는 이번과 같은 일은 반드시 다시 반복될 것"이라며 "정부는 다음 번 리피오돌 사태를 해결해 나갈 준비를 이제라도 시작했는가" 물었다.
 
더불어 리피오돌이 다른 의약품의 선례가 되지 않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제시했다.
 
게르베는 리피오돌 공급 중단을 선포하며 약가인상 조정 신청에 들어갔고 정부는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해 신속한 약가 인상을 진행했다.

환자를 협박하는 것이 최고의 수익을 남기는 비법임을 알린 이번 사례가 반복되지 않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건약은 "이번 리피오돌 사태가 우리에게 남긴 교훈과 이를 통해 앞으로 정부가 준비해야 할 과제가 쌓여 있다"며 "비록 이번에는 실패했으나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필수적인 의약품에 대한 선제적인 관리 방안, 공적 생산·공급 모델 확보 등 정부는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환자를 지키고, 국민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실천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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