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P-4 억제제와 TZD, 매력적인 조합 될 수 있어”
“인슐린 저항-분비 동시 개선하는 상호보완 기능 우수”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8-01-18 06:20   수정 2018.01.24 14:53
최근 미국당뇨병학회(ADA) 가이드라인이 업데이트되며 심혈관질환 위험에 대한 강조가 다시 한 번 이뤄졌다. 실제로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남성은 일반인의 2~3배, 여성은 3~5배로 높다는 결과가 발표되며 이들의 혈당 조절과 함께 심혈관질환 위험 인자에 대한 평가와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전 미국당뇨병학회 학회장을 지낸 톨레인대학교 내분비내과 비비안 폰세카(Vivian Fonseca) 교수와 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대중 교수는 “심혈관질환 혜택과 더불어 개별 맞춤 치료, 안전성 등 약제 처방에는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하지만, 약제 기전의 측면에서 본다면 DPP-4 억제제와 TZD의 조합은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 미국당뇨병학회(ADA) 가이드라인이 업데이트 됐다. 변경된 내용의 주요 골자는 무엇인가

비비안 폰세카 교수 : ADA 가이드라인은 매년 12월을 기준으로 다음 년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ADA는 당뇨 환자의 1차 치료제로 메트포르민을 권고하면서 메트포르민에 반응이 없고, 약물 이상반응이 발생하는 환자들에 대해 2차 치료제를 선택을 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었다. 과거에 비해 지금은 2차 치료제로 제안되고 있는 약물제제의 선택지들이 다양해졌다. 때문에 개별 맞춤 치료로 치료 패턴이 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개정되기 전 당뇨병 치료 권고안이 되는 몇 가지 기준점으로는 △혈당 강하 목표 △사용되는 제제의 가격 △환자가 겪을 수 있는 저혈당증에 대한 위험도 △체중감량 필요 여부 등이었다.


- 많은 국제 당뇨 가이드라인에서 심혈관계 안전성을 강조하며 ADA 가이드라인 또한 맥락을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비비안 폰세카 교수 : 최근 잇달아 심혈관계 안전성에 대한 임상 연구들이 발표되면서 심혈관계 안전성을 봐야 한다는 기준이 언급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작년에는 ‘이전에 심혈관계 질환을 가지고 있던 환자라면, 심혈관계와 관련된 긍정적인 임상 결과가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신규 제제 사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권고가 있었다. 올해 업데이트된 개정판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이 부분을 강조한 것이다.

올해 업데이트된 가이드라인에서는 환자가 이전에 심혈관계 질환 병력이 있을 경우 심혈관 혜택을 가진 제제들을 사용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SGLT-2 억제제 계열에서는 엠파글리플로진과 카나글리플로진, GLP-1의 수용체 작용제로는 리라글루티드가 명시돼 있다.


- 지속적으로 심혈관계 안전성에 대한 부분이 강조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비비안 폰세카 교수 : 몇 년 전 로지글리타존을 사용할 경우에 심혈관계 위험이 올라간다는 우려를 표명했던 보고가 있었다. 이후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이 사건 이후 미국 FDA에서 당뇨병 치료제에서 심혈관계 안전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당뇨병 환자들에게 있어 심각한 합병증이 심혈관질환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이후 출시된 당뇨병 치료제들은 심혈관계 질환이 증가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임상 연구를 진행해야 하고 시판 후에도 장기적으로 심혈관계 질환에 있어 안전성을 가지고 있다는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 한국에서는 당화혈색소(HbA1C)의 기준이 7.5% 이상일 때 조기 병용치료 요법을 권고하지만 ADA 가이드라인의 기준은 9%인데, 둘 사이 어떤 차이가 있나

비비안 폰세카 교수 : 한국의 경우 7.5% 이상에서 조기에 병용 치료할 것은 권고하고 있지만, ADA의 권고 기준은 당화혈색소가 9% 이상일 때다. 이는 집필진의 공통된 견해 정도로 이해하면 좋다.

이 수치는 AACE(미국임상내분비학회)의 가이드라인과도 차이가 있다. AACE 가이드라인의 병용치료 기준은 당화혈색소 7.5% 이상이다. 실제로 9.0% 이상의 환자들이 단일 제제를 사용하면 목표 수치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할 수 있다.

ADA 가이드라인에서는 당화혈색소 수치를 3개월마다 체크해 이후 제제를 선택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사실 9%의 환자가 7%로 떨어질 가능성은 많지 않다. 3개월에 한 번씩 당화혈색소 수치를 확인하면서 3개월 이후에 병용요법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 국내에서 DPP-4 억제제 치료제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가 무엇인가

김대중 교수 : DPP-4 억제제는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는 약으로 과거에 쓰던 설폰요소제의 단점을 보완한 약이다. 설폰요소제의 가장 큰 단점이 바로 저혈당 위험이었으나, DPP-4 억제제가 이 저혈당 위험을 보완하면서 장점이 매우 명확해진 것이 처방이 늘어난 이유 중 하나다.

또 국내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발병 초기에 메트포르민을 사용하고, 이후 2차 요법으로 병용요법을 선택하게끔 돼있다. 현재 대부분의 의료진이 DPP-4 억제제를 2차 요법 때 많이 사용하면서 전체 당뇨병 환자의 50~60%는 DPP-4 억제제를 처방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만큼 DPP-4 억제제가 안전한 측면도 있고, 복용 편의성 또한 장점으로 크게 작용 하는 것 같다.


- DPP-4 억제제가 심혈관계 안전성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설폰요소제와 비교가 되기도 한다. 두 제제 사이에 어떤 차이를 두고 처방하는가

김대중 교수 : 국내에서 처방되는 설폰요소제, DPP-4 억제제, TZD 등 각 제제를 비교한 연구를 살펴보면 DPP-4 억제제를 쓴 경우가 설폰요소제를 쓴 경우보다 심혈관질환 발생이 더 적었다. 물론 대부분의 무작위 비교 임상시험(RCT)에서 심혈관계 안전성에 대해 기술할 때 ‘안전하지만 예방 효과는 없다’라고 돼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약제 처방과 관련한 공단 자료를 분석해 보니 DPP-4 억제제를 처방 받은 사람들에게서 심혈관계 발생이 적게 나타났다. 때문에 현재 설폰요소제에서 DPP-4 억제제로 대체되는 상황이다.

SGLT-2 억제제 또한 심혈관계 보호효과가 입증된 임상시험 결과들이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처방되기 시작한 지 이제 3년 가량 됐기 때문에 처방 상황에 대해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 피오글리타존이 얼마 전 뇌졸중 위험 혜택을 입증했다. 거기에다가 심혈관 혜택도 타 제제에 비해 열등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며 ‘타 약제보다 우월하지는 않지만 안전한 정도’라고 평가되고 있는데

김대중 교수 : 과거 TZD 계열의 약이 처음 등장했을 때 큰 관심을 일으켰다. 당시만 해도 한국인의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 저항성은 관계가 없고 인슐린 분비가 문제라고 생각해 설폰요소제를 먼저 쓰고, 이후 혈당 조절이 안 되면 인슐린을 써야 한다는 기준을 두고 치료를 했기 때문이다.

TZD는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해 주는 치료제다. 국내에 출시되면서 국내 당뇨병 환자들에게 처방해보니 상당한 효과를 보였다. 피오글리타존은 심혈관 보호 효과 및 뇌혈관 보호, 또는 치매 등에서 장점이 있는 약으로, 여전히 중요하고 필요한 제제지만 국내에서 저평가되고 있는 측면이 있다.


- 한국에서는 DPP-4 억제제와 여러 제제를 조합해서 처방하고 있는데, 해외에서는 DPP-4 억제제와 어떤 약제를 조합할 때 이상적이라고 여겨지나

비비안 폰세카 교수 : 미국에서는 DPP-4 억제제와 병용할 수 있는 제제로는 메트포르민, SGLT-2, 피오글리타존 등이 있다. DPP-4 억제제+메트포르민의 경우 복합제로 출시돼있기 때문에 환자들의 복약 순응도가 좋다. 그러나 신체 흡수한 후 혈당 조절 효과는 설폰요소제에 비해서는 빠르지 않은 것 같다.

SGLT-2 억제제의 경우 2가지 약제가 DPP-4 억제제와 병용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발생하는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 제제를 개별적으로 사용했을 때의 효과의 합보다 병용했을 때의 효과가 더 낮게 나타난 이유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DPP-4 억제제와 TZD 계열 제2형 당뇨병 치료제인 피오글리타존의 조합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특히 인슐린 저항성 개선과 인슐린 분비촉진기능을 같이 타겟해 치료하는 병리 기전 측면에서 볼 때 DPP-4 억제제와 피오글리타존은 매력적인 조합이다.


- 국내에서 설폰요소제가 3제로 사용되는 비율이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

김대중 교수 : 대한당뇨병학회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TZD 계열 제제가 없었고 메트포르민, 설폰요소제만 있던 2000년대 초반에는 80%의 환자가 설폰요소제를 복용했다. 이후 TZD, DPP-4 억제제가 출시되면서 설폰요소제의 처방비율이 많이 줄었다. 그러나 환자의 약 50%는 아직도 설폰요소제를 복용하고 있다.

초기 치료는 메트포르민으로 시작해 이후 메트포르민+DPP-4 억제제 병용요법을 써도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 환자가 있다. 이때는 3제를 사용해야 하는데 현재 국내 보험급여 상황을 보면 TZD나 설폰요소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이제 SGLT-2 억제제도 급여가 가능해지면서 전반적으로 좀 더 영역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메트포르민+SGLT-2 억제제 조합과 메트포르민+TZD계열, 이 조합 간에 큰 차이가 있나

비비안 폰세카 교수 : 메트포르민은 다양한 계열의 제제와 복합해 사용될 수 있다. 다만 실제로 각 환자에게 어떻게 처방할 것인가는 환자가 가지고 있는 병태생리적인 특징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환자가 인슐린 저항성을 보인다면 메트포르민+피오글리타존을 병용해야 하고, 이전에 심부전이 있었거나 액체저류가 있었을 경우에는 메트포르민+ SGLT-2억제제가 환자에게 바람직할 수 있다. 그러나 두개의 조합을 비교한 대규모의 주요 연구가 아직까지는 없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 TZD 계열의 단점 중 하나가 체중 증가인데, 그렇다면 비만 환자에게는 사용이 어려울 것 같다

비비안 폰세카 교수 :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피오글리타존은 인슐린 감작작용을 하는 제제인데, 흥미로운 점은 인슐린 저항성을 보이는 환자들은 대부분 비만 환자다. 그래서 비만 환자들에게 피오글리타존을 인슐린 감작제로 사용하기도 한다.

인슐린 저항성을 보이는 비만환자들을 살펴보면 복부나 간 등에 내장지방이 많기 때문에 이로 인해 대사이상이 유발되고 인슐린 저항성과 관련된 여러 대사 이상 증후군들이 지방간, 응고이상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러한 부분을 피오글리타존이 개선할 수 있다. 피오글리타존을 사용하면 환자의 체중 증가는 나타날 수 있지만, 체내 지방 분포를 바꿔 중심부와 내장 쪽에 있는 지방을 피하로 이동시킬 수 있다. 피오글리타존을 사용했을 때 내장과 피하지방의 비율을 보면 긍정적으로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다.


- 서양인 당뇨 환자들에게 TZD는 어떤 의미를 띄는가

비비안 폰세카 교수 : 비만 환자들에서는 지방간이 상당히 흔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방간이 악화되면 비알콜성 간염으로 발전하고, 이는 간경화로 이어진다. 이 부분이 미국에서는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가지고 있다.

미국에는 비만환자들이 많지만, 그동안 지방간이나 비알콜성 간염에 대한 임상들은 거의 실패했다. 유일한 예외 임상연구가 바로 피오글리타존이다. 과거 피오글리타존의 사용은 환자의 간 기능을 개선하고 지방간을 감소시킨다는 데이터가 발표된 바 있다.

최근 비알콜성 간염과 관련해 진행됐던 연구에 따르면 환자의 염증도 줄어들고 간기능도 개선되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됐다. 피오글리타존을 사용하게 되면 체중 자체가 증가할 수 있지만 다양한 장기의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지방분포자체가 긍정적으로 변화한다는 점이 있다.


- 환자 입장에서 안전성을 고려한다면 DPP-4 억제제와 TZD와의 조합은 또 다른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김대중 교수 : 임상에서는 이미 DPP-4 억제제와 TZD 조합을 많이 처방하고 있다. 메트포르민, DPP-4 억제제, TZD 등 순서는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세 가지 약제의 조합으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2제 요법으로 혈당 관리가 충분히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다음 추가 약제를 고민하게 되는데 같은 계열이 아닌 다른 계열의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좋은 조합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DPP-4 억제제에 설폰요소제를 추가하기 보다는 DPP-4 억제제에 인슐린 감작제인 TZD를 추가하는 조합이 상호보완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TZD는 체중 증가, 붓기, 부종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환자에 맞게 처방해야 하지만 혈당 관리와 함께 우리 몸의 인슐린 저항성과 분비를 동시에 개선하는 등 기전적인 차원에서 본다면 두 약제의 조합은 이상적인 조합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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