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 등 연수교육, 다양한 방식·콘텐츠로 전환 필요”
기존 방식 사회적 역할 미충족…오프라인·집합교육 한계도
김정일 기자 jiki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7-11-27 06:00   수정 2017.11.27 06:08

 

약사, 의사, 치과의사, 간호사 등 보건의료 전문인들의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선 기존 전문지식 중심의 오프라인·집합 연수교육 방식에서 탈피해 다양한 방식과 콘텐츠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약국학회는 26일 숙명여자대학교 약학대학 젬마홀에서 2017년도 정기학술대회 및 연수교육강좌를 진행했다.

가천대약대 유봉규 교수가 좌장을 맡아 ‘우리나라 보건의료 전문인 연수교육의 발전방향’을 주제로 진행된 이날 정기학술대회에서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각 직능의 연수교육 문제점과 개선방향 등을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약사 연수교육, 인증 기준 마련 기반 다양화 나서야”

단국대학교 약학대학 이윤정 교수
는 ‘미국약사의 연수교육 소개 및 국내 약사 연수교육의 발전방향’ 발표를 통해 “미국은 주 약학위원회(Board of Pharmacy)에서 필요한 연수교육의 종류와 학점을 지정하고 감사한다”며 “1975년부터 미국 약학교육평가원(Accreditation Council for Education, ACPE)가 미국 약사 연수교육의 인증 활동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이윤정 교수는 “ACPE 인증 연수교육은 미션과 목표, 학습 목표가 제시돼야 하고, 연수교육의 유형을 지정하며, 상업적이지 않아야 한다”며 “교육 활동 후 학습 평가와 피드백, 교육 제공자의 자체적인 연수교육(continuing education, CE)에 대한 평가가 포함돼야 한다. ACPE에 의해 인증되 연수교육은 CPE(Continuing Pharmacy education) Monitor라는 온라인 프로그램에서 기록 및 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관련 연구결과를 살펴본 결과 텍사스 약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연구에 따르면 응답자 중 이수한 연수교육의 절반 이상을 온라인 교육으로 받은 경우가 45%에 이르렀다”며 “또한 응답자의 35% 정도가 연수교육 시간 중 반 이상을 이수하고 싶은 선호 CE 유형도 온라인 교육을 꼽았다”고 말했다.

또한 “연수교육 비용 부담은 직장에서 전부 부담하는 경우가 64%였고, 연간 개인이 0달러에서 600달러까지 부담한다는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며 “이들 약사의 82.6%가 약사 업무 수행에 필요한 적절한 교육을 제공받았다고 답했다. 미국 약사들의 연수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고 강조했다.

이윤정 교수는 “우리나라의 연수교육은 종류가 다양하지 않고 대부분의 지부에서 개최하는 집합 연수교육에 참여해야만 필수 시간을 충족할 수 있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수백명에서 1천여명을 대상으로 집합교육을 진행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 교수는 “천안 소재 약국 및 병원 근무약사 8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임상 지식 습득 경로에 대한 만족도에서 필수 연수교육은 5.0점 만점에 3.1점으로 낮게 나타났다. 미국 약사들의 연수교육에 대한 높은 만족도와는 달랐다”고 지적했다.

이윤정 교수는 우리나라 연수교육의 발전 방향으로 △연수교육 인증 기준 마련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이수 인정 △다양한 교육 콘텐츠 개발 △직장에서의 교육비용 보조 및 인센티브 제공 등을 꼽았다.

연수교육 인증 기준과 관련해서는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연수교육 제공자를 지정하며, 연수교육의 필수요소도 지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기에 인증받은 교육은 인정될 수 있도록 약사회와 지부에서 규정 제정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교육이수가 수동적에서 능동적으로 전환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을 진행함으로써 약사의 니즈 증가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발굴이 가능하다”며 “직장에서 학술대회 및 세미나 지원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 교육 이수를 통해 실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인증된 콘텐츠 제공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수교육 기반 맞춤형 복약상담 노하우 쌓아야”

가톨릭의대 의학교육학교실 김선 교수(대한의사협회 연수교육평가위원)는 ‘의사연수교육, 이제는 CPD(Continuing Professional Development)’를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김선 교수는 “연수교육의 중요성은 정규 교육과정과 실제 의료서비스 현장 간에 간극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 의료서비스 현장은 의료 실무를 접해 배우는 가장 긴 교육기간”이라며 “급변하는 지식, 기술, 사회의 요구에 따라 의사의 역할은 진료 역량에 초점을 맞추던 데서 사회적 역량을 포함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연수교육은 성인 전문가를 대상으로 단순 강좌 방식으로 수동적이고 형식적인 학습이 이뤄진 문제가 있었다. 이에 따라 2000년대 CME(Cuntinuing Medical Education)에서 CPD(Continuing Professional Development)로 변화하게 됐다”며 “이는 CME 개념 확장으로, △학습자의 자기주도학습과 역량의 변화 △인터넷을 포함한 원격학습, 토론학습 등 다양한 방법 △의학적·인문사회 분야 등 다양한 내용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캐나다의 경우 2000년 CPD가 소개된 이후 세계적으로 가장 발달한 CPD를 가지고 있다”며 “면허 유지와 갱신을 위한 MOC(Maintenance Of Certification)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의료전문가로서 개인의 CPD 계획을 설계하고 구현할 책임을 부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대한의사협회는 연수교육을 통해 전문인으로서 과학과 사회 변화에 발맞춰 최신 의학지식 및 의료기술과 정보에 대한 지속적인 학습과 인문사회의학 교육을 통해 높은 수준의 진료 수행과 의료 윤리를 유지하는 것으로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선 교수는 “자기 전문분야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는 기본으로 환자의 입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며 “약사의 경우 맞춤 복약상담 노하우를 쌓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엄청난 반발 속에 2013년 의사 면허신고제가 도입된 이후 연수교육을 받는 수요가 확실히 늘고 있다. 강압적으로 되는 건 아쉬움이 있지만 효과는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치협, 내년부터 보수교육 시행평가단 시범 운영

서울아산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이부규 교수(대한치과의사협회 학술이사)는 “보수교육 시행 평가단을 구성했고, 평가항목을 개발했다”며 “내년에 시범적으로 보수교육 평가를 실시한 후 2019년 본격적으로 평가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부규 교수는 “출결관리프로그램 사용 유무, 교육 환경에 적합한 장소에서 교육을 실시하는지 여부, 교육 이외의 행사와 동시에 진행하는지 여부, 승인된 일정대로 진행하는지 여부, 강연마다 질의응답 시간을 마련해 청중과 교류하는지 여부, 본인 확인을 실시하는지 여부 등 평가항목을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연수교육을 현장 집체 교육 위주에서 탈피해 다양한 이수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일반 임상적 교육 이외에 의료윤리, 금연, 성희롱예방, CPR, 교양강좌 등 온라인 연수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논문투고와 해외학회 참석에도 신청할 경우 연수교육 이수점수를 부여한다”고 말했다.

이부규 교수는 연수교육의 향후 개선방향으로 교육방법의 다양화 마련과 운영기관의 자율성 보장을 꼽았다.

이 교수는 “현재 대부분 강의식 교육방법으로 획일화돼 있는데서 탈피해야 한다. 핸즈온 등 실습 위주의 교육방법과 영상 및 미디어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는 교육방법을 장려하고, 기존 치의학의 반복 학습 보다는 국내외 임상 사례 등을 인용해 해당 분과학회에서 검증된 최신 치의학 교육 콘텐츠 위주 교육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또한 “연수교육은 의료법 및 의료법 시행규칙에 의거 보건복지부에서 각 중앙회로 위탁 진행하고 있는 위탁단체의 자율성이 없어 운영비 산정이나 시행단체의 선정 등의 권한이 없다”며 “복지부에서 민원 발생 시 감사 및 행정처분 등의 조치를 하고 있는 만큼 중앙회 단체에게 자율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교수는 “많은 회원들이 온라인교육을 원하지만 각 지부에서 반발하고 있다. 지부에서 2시간 교육을 하면서 회원을 모으고 회비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온라인 연수교육을 받으면 회원이 안 모이고 회비를 걷기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갈등이 굉장히 심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방문간호사, 사업별 서비스 맞춤형 연수교육 구성 등 주문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 백희정 교수는 ‘방문간호사 교육현황과 발전방향’ 발표를 통해 방문간호사 연수교육의 문제점으로 사업의 종류에 따른 계속교육이 부재하고 교육시간도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수요자의 요구 수용 등 계속교육 주체의 적절성, 일부 교육에 대한 법적 구속력 부재, 교육의 연속성 부족 등도 문제로 꼽았다.

방문간호사 교육을 위한 발전방향으로는 △간호사 면허유지를 위한 보수교육 프로그램의 확대 △보수교육 이외 계속교육을 위한 규정 마련 △장기 교육계획 수립 △개별교육(온라인교육) 등 교육방법의 다양화 추진 △방문간호 사업별 서비스 내용에 맞는 교육과정 구성 등을 꼽았다.

이를 위해 △주요 건강문제 △자가건강관리 문제점 △만성질환자의 약물복용순응도를 비롯해 다제약물복용 실태와 문제점 등 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해야 하며, △직무교육 주제, 내용과 시간 △제공자의 직무역량 파악 등 사업제공자의 요구도 수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백 교수는 “종합병원이나 병원 근무 간호사는 교육을 엄청나게 많이 한다”며 “이들 중 일부 교육을 보수교육으로 인정해줄 것을 요청하면 간호협회에서는 이를 거절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쉬움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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