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쉬크 면도기 에너자이저에 매각
현금 9억3,000만달러에 최종합의 도달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3-01-23 06:49   
화이자社가 글로벌 브랜드 '쉬크' 면도기를 발매해 왔던 생활용품 사업부문 쉬크-윌킨슨 소드社(Schick-Wilkinson Sword)를 매각한다.

화이자社는 건전지 메이커 에너자이저 홀딩스社(Energizer)로부터 현금 9억3,000만달러를 받고 쉬크-윌킨슨 소드를 넘기기로 합의했다. 최근 한달 이상 계속되어 왔던 매각협상이 20일 에너자이저측 경영진의 승인결정으로 마침내 종착점에 도달한 것. <본지 2002년 6월 25일자 및 9월 7일자 참조>

그러나 최근 영국-네덜란드系 생활용품 메이커 레키트 벤카이저社의 인수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던 것을 상기하면 예상밖의 결과가 도출된 셈이다.

레키트 벤카이저社는 지난해 말 8억5,000만달러 안팎의 인수금액을 제시한 최종제안서까지 전달했으나, 막바지 단계에서 협상이 결렬되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에너자이저社의 경우 레키트 벤카이저社에 앞서 한때 유력한 파트너로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으나, 그후로 한동안 협상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져 왔었다.

이밖에도 쉬크-윌킨슨 소드社를 인수할 가능성이 있는 파트너로는 프록터&갬블社(P&G), 필립스社 등의 이름이 거론된 바 있다.

화이자측은 21일 발표문을 통해 "양사의 계약절차가 당국의 허가를 거쳐 올해 상반기 중으로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미국 2위의 면도기 메이커로 꼽히는 쉬크-윌킨슨 소드社는 화이자社가 지난 2000년 워너램버트社를 인수할 당시 함께 넘겨받았던 사업부. 그러나 화이자社는 한눈 팔지 않고 제약사업 부문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에 따라 지난해 여름부터 매입 파트너를 물색해 왔다.

습식 면도기 분야(wet-shaving business)에서 시장점유율 70%를 기록하고 있는 질레트社에 이어 마켓셰어 18~20%로 만년 2인자 자리를 유지해 왔다. 지난해 매출실적은 6억5,000만달러.

에너자이저社는 지난해(9월말 기준) 17억4,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쉬크를 인수키로 함에 따라 에너자이저社는 면도기 업계의 공룡 질레트社와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게 됐다. 에너자이저는 '듀라셀'(Duracell) 브랜드로 건전지를 발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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