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 조절 어려운 ‘성인 ADHD’, 인터넷·알코올 중독률 높다

우울·불안감 쉽게 느끼는 ‘기분장애’ 동반돼 있는 경우도 많아

성인 ADHD의 증상이 심할수록 ‘충동성’을 조절하지 못해 인터넷 중독과 알코올 사용장애에 더 쉽게 노출된다는 연구 결과가 다시금 주목받았다.

지난 22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대한우울·조울병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는 성인 ADHD의 연구 현황 및 향후 연구 방향에 대해 다양한 지견이 오가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국내 성인 ADHD 연구’를 주제로 발표를 맡은 홍정완 교수(익산병원)는 “2011년 전국민 정신건강 조사를 실시하면서 ADHD 자가 보고 척도(ASRS)라는 도구를 이용해 성인 ADHD 유병률을 조사한 것이 최초의 유병률 조사결과“라며 ”당시 성인 ADHD의 유병률은 1.1%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2015년 제주대학교 대학생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에서 유병률은 약 7.6%였고, 2017년 대학생과 대학 졸업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서는 약 10%의 유병률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연구일수록 성인 ADHD의 유병률이 높아짐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어 홍 교수는 성인 ADHD와 internet addiction(인터넷 중독), alcohol use disorder(알코올 사용 장애), mood disorder(기분장애)간 연관성에 대해 연구됐던 결과들을 소개했다.

홍 교수는 “과거 연구 결과, 성인 ADHD가 있는 사람들에서 인터넷 중독 비율이 더 높았다. 또한 정상인에 비해 마시는 술의 양도 더 많았을 뿐더러 우울감과 불안감을 더 쉽게 느끼는 ‘기분장애’가 동반돼 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성인 ADHD에서 알코올 사용 장애가 많이 일어나는 이유는 성인 ADHD의 주 증상 중 하나인 ‘충동성’ 때문이다. ADHD가 심한 단계일수록 충동성이 높아져 단주 기간이 짧아지고, 반대로 ADHD의 증상 발현 정도가 적다면 단주 기간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성인 ADHD의 치료는 증상의 조절 뿐 아니라 단주 기간을 연장함으로서 알코올 사용 장애의 예방과 치료에 직접적으로 연관된다”며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ADHD를 처음 진단받은 나이에 따른 환자들의 임상양상은 어떨까?

홍 교수는 “성인기에 ADHD를 진단받은 경우 치료기간은 약 1년 정도였으며, 소아기에 진단받은 ADHD의 경우에는 약 70개월의 치료기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또한 “어린 시절 ADHD를 진단받은 아이들 중 성인이 된 후에도 증상이 남아있는 사람이  성인이 된 후 증상이 다 사라진 사람들에 비해 충동적이고 불안해하며 자존감이 낮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ADHD의 치료 약물 중에서는 아토목세틴 염산염(atomoxetine hydrochloride)이 비교적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아토목세틴(상품명: 스트라테라)은 노르에피네프린(noradrenaline) 재흡수 억제제 계열의 ADHD 치료제로, 비교적 작용 시간이 길며 불면증 등 수면장애 개선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약물 복용 초기에 용량 조절 기간이 비교적 짧고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 용량 감량 기간(titration)이 필요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성인 ADHD의 향후 연구 방향에 대해 심세훈 교수(순천향대 천안병원)는 “현재 성인 ADHD의 병인학에서 BAIAP2와 DHA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으나, 미래에 시행돼야 할 연구는 이러한 결과가 반복될 것인지에 대에 초점을 맞추고 ADHD에 대한 특이성을 평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인 ADHD에 대한 유전적, 약리학적 및 생화학적 연구가 아직은 충분하지 않으며 더 많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

심 교수는 “최근 다양한 뇌파기법을 통해 성인 ADHD의 원인과 치료 효과를 증명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앞으로는 성인 ADHD의 치료에서 약물 이상의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