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ㆍ엘러간 1,600억弗 통합 무산 공식발표
美 재무부 세금도치 강력규제案 내놓자 방향선회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6-04-07 00:02   수정 2016.04.07 07:14

화이자社와 엘러간社는 양사간 합의에 따라 두 회사의 통합 추진을 중단한다고 6일 오전 6시 45분(미국 동부 표준시간 기준) 발표했다.

양사는 지난해 11월 23일 양측 이사회가 두 회사의 합병을 전원일치로 승인했음을 공식발표했었다.

통합이 무산된 것은 미국 재무부(USDT)가 4일 기업들의 세금도치(Tax inversion: 합법적인 조세회피) 및 이익축소(earnings stripping: 실적깎기를 통해 세율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더욱 강력하게 규제하겠다는 고강도 정책을 내놓은 것이 직접적인 배경으로 작용했음을 양사는 부인하지 않았다.

즉, 조세법이 양사의 통합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쪽으로 달라지게 되었기 때문(Adverse Tax law Change)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발표내용은 조세원칙의 변화로 인해 두 회사의 통합에 따라 예상되었던 경제적인 이익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양사는 이에 따라 4일 미국 재무부의 발표가 나오자 같은 날 대응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했었다.

돌이켜보면 애브비社와 샤이어社도 지난 2014년 7월 총 550억 달러에 가까운 규모로 M&A에 합의했다가 미국 재무부가 세금도치 관련 세법개정을 단행하자 같은 해 10월 계약 백지화를 발표한 바 있다.

화이자社의 이언 C. 리드 회장은 “양사의 통합이 기존 전략들을 이행하는 데 촉진자 역할을 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엘러간측과 합의를 이끌어 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이노버티스(innovative) 사업부문과 이스태블리쉬드(established) 사업부문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리드 회장은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 13’과 유방암 치료제 ‘이브란스’(팔보시클립), 항응고제 ‘엘리퀴스’(아픽사반) 및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젤잔즈’(토파시티닙) 등 가장 최근에 발매된 제품들이 시장에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더욱이 몇몇 치료제 영역에서 막바지 단계의 개발이 진행 중인 R&D 파이프라인이 상업성 측면에서 매우 유망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는 점을 짚고 넘어갔다.

화이자는 또한 재무 건전성 및 탄력성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매력적인 사업개발과 투자자 친화적인 자산배분 기회를 현실화하는 데 힘써나가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리드 회장은 이노버티브 사업부문 및 이스태블리쉬드 사업부문의 분할사안과 관련, 원래의 타임프레임에 따라 늦어도 올해 말까지 결정을 내릴 계획임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노버티브 사업부문 및 이스태블리쉬드 사업부문의 분할은 화이자측이 엘러간社와 통합을 발표하기 이전에 공표되었던 사안이다.

통합 추진을 중단키로 한 것과 관련, 이날 화이자측은 그 동안 합의내용을 이행하는 데 소요되었던 비용을 변제한다는 취지에서 엘러간社에 1억5,000만 달러를 지급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엘러간社도 이날 양사간 합의에 따라 오늘(6일)부로 통합 추진을 중단키로 했음을 공표하면서 독자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전략을 이행해 나갈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브렌트 손더스 회장은 “유감스럽지만, 화이자측과 합의했던 내용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엘러간이 보유한 R&D 파이프라인은 제약업계 내부적으로 가장 강력한 수준의 것이라는 점을 손더스 회장은 부각시켰다.

중간에서 막바지 단계에 이르는 R&D 프로그램만 70개에 달하는데, 이 중 14건 및 16건은 각각 올해안으로 허가를 취득하거나 허가신청서가 제출될 수 있으리라 기대될 정도라는 것이다.

이밖에도 405억 달러를 지급받는 조건으로 자사의 제네릭 사업부를 지난해 7월 테바 파마슈티컬 인더스트리스社에 매각키로 했던 합의가 오는 6월 중으로 마무리되면 회사의 재무적 건전성이 한층 향상되면서 추가적인 성장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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