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版 제약 빅딜의 가능성은 아직도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
노바티스社의 다니엘 바셀라 회장이 11일 독일의 한 잡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로슈社와 통합을 단행할 경우 많은 이점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내심을 털어놓았다.
이에 따라 스위스를 대표하는 세계적 제약기업들인 양사의 통합 성사 가능성에 다시 한번 이목이 쏠리게 하고 있다. <본지 인터넷신문 3월 14일자 및 4월 19일자 참조>
양사의 전략적 제휴와 관련한 루머는 한때 노바티스가 로슈의 의결권株 지분 보유율을 30% 이상으로 확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무성하게 회자됐으나, 로슈측 대주주들과 프란츠 휴머 회장이 냉담한 반응을 보임에 따라 잦아든 바 있다. 현재 노바티스는 로슈의 의결권株 지분 21.3%를 보유 중이다.
바셀라 회장은 이날 '뷔르트샤프트보케'誌(WirtschaftsWoche)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현재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양사가 웨딩벨을 울릴 가능성을 아직은 완전히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꺼져가던 불씨를 다시금 지핀 셈.
바셀라 회장은 "우리는 강한 마케팅력과 물류기능 수행능력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노바티스는 심혈관계 치료제와 OTC 분야에 강점을 확보하고 있고, 로슈는 항암제가 장점이라며 양사가 보유한 품목이 상호보완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임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 현재 로슈측 경영진이나 로슈의 대주주 가문인 호프만·오에리家와 전략적 제휴에 대한 논의가 오가고 있지는 못한 상태라고 바셀라 회장은 덧붙였다. 현재 이들의 지분률은 10%를 밑도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바셀라 회장은 노바티스가 로슈에 대한 의결권株 지분률을 확대할 것인지, 아니면 축소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로슈측이 마음을 돌릴 때까지 몇 년이 소요되더라도 기다릴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바셀라 회장은 스위스를 대표하는 식품기업 네슬레社가 합병을 통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한 것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기까지 했다.
인터뷰를 통해 바셀라 회장이 이 같은 견해를 털어놓은 것은 노바티스가 지난 1996년 산도스社와 시바-가이기社의 합병을 통해 세계 2위의 제약기업으로 출범했음에도 불구, 현재는 6위로 뒤쳐져 있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밖에도 바셀라 회장은 이번 인터뷰에서 노바티스가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BMS)와 M&A를 단행하는데 관심을 갖고 있다는 루머에 대해서는 "어디까지나 루머일 뿐"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BMS는 최근 주가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M&A說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로슈측은 바셀라 회장이 건넨 적극적인 구애의 손짓에도 불구, 독자성을 계속 유지해 나갈 뜻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슈는 최근들어 평균치를 밑도는 매출성장률로 세계 '톱 10' 제약기업 대열에서 뒤쳐진 상황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