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B3 전구체 소음성 난청 예방 가능 시사
코넬대학 의대 연구팀 동물실험 통해 상관성 입증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4-12-09 14:57   

비타민B3의 전구체의 일종인 니코틴아미드 리보사이드(nicotinamide riboside)를 사용해 실험용 쥐들에게서 소음성 난청을 예방할 수 있었다는 요지의 연구결과가 공개되어 비단 난청 예방 뿐 아니라 일부 노화 관련 증상들을 치료하는 데도 단서로 참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대학 의대의 케빈 D. 브라운 부교수(이비인후과‧두경부 수술) 연구팀은 학술저널 ‘세포 대사’誌(Cell Metabolism) 12월호에 게재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브라운 교수가 과거 코넬대학 의대에 재직할 당시 진행한 연구결과가 수록된 이 보고서의 제목은 ‘니코틴아미드 아데노신 디뉴클레오타이드 전구체 니코틴아미드 리보사이드가 시르투인 3를 활성화시켜 소음성 난청을 예방하는 데 나타낸 효과’이다.

그의 연구팀은 니코틴아미드 리보사이드라는 비타민B3 전구체를 사용해 달팽이관으로 통하는 신경을 보호하는 연구를 진행했었다.

달팽이관은 신경을 통해 소리정보를 나선신경절에 전달하는 기관이다. 이 소리정보는 나선신경절을 지나 뇌로 전달되게 된다.

그런데 시끄러운 소음에 노출되면 신경을 연결하는 시냅스와 달팽이관 내부의 유모세포들에 손상이 발생해 소음성 난청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들이 시끄러운 소음이 노출되기 전‧후로 니코틴아미드 리보사이드를 공급할 경우 이 같은 신경손상을 예방하는 데 나타난 효과를 관찰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었다.

그 결과 니코틴아미드 리보사이드는 새냅스 연결 손상을 예방했을 뿐 아니라 장‧단기적으로 나타나는 난청 증상을 억제하는 데도 효과를 보였다. 더욱이 니코틴아미드 리보사이드의 이 같은 효과는 실험용 쥐들에게 공급이 소음 노출 전 또는 후에 이루어졌을 때 예외없이 효과를 나타냈다.

브라운 교수는 “지금까지 난청을 포함한 내이(內耳) 부위에 나타난 손상은 치료약물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어려움이 따랐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소음성 난청을 치유하는 치료제 개발에도 성큼 다가설 수 있게 된 셈”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그의 연구팀이 실험과정에서 니코틴아미드 리보사이드를 선택한 것은 달팽이관 내 신경세포들을 손상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물질인 니코틴아미드 아데노신 디뉴클레오타이드(NAD+)의 전구체 가운데 하나라는 점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니코틴아미드 아데노신 디뉴클레오타이드의 경우 불안정한 물질이어서 시험관을 사용해 동물실험을 진행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수반될 수 있음을 감안했던 것.

반면 니코틴아미드 리보사이드는 경구섭취하면 쉽사리 흡수되는 물질이어서 시험에 사용하기가 용이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니코틴아미드 리보사이드와 니코틴아미드 아데노신 디뉴클레오타이드가 시르투인 3(SIRT3)라는 단백질의 활성을 증가시켜 난청을 예방한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니코틴아미드 리보사이드의 난청 예방작용에 시르투인 3의 수치 증가가 존재한다는 가설을 정립한 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시르투인 3의 수치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후속연구를 진행했다.

시르투인 3의 수치를 조작한 후 니코틴아미드 리보사이드를 투여했을 때에도 실험용 쥐들에게서 소음성 난청 예방효과가 변함없이 나타날 수 있는지 여부를 관찰했던 것.

이를 통해 연구팀은 시르투인 3 단백질을 제거한 실험용 쥐들의 경우 니코틴아미드 리보사이드를 투여하더라도 소음성 난청을 예방하는 작용이 나타나지 않았음을 관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유전적 조작을 통해 당초부터 시르투인 3 수치가 높게 나타나도록 한 실험용 쥐들의 경우에는 니코틴아미드 리보사이드를 투여하지 않더라도 소음성 난청의 발생이 예방되었음이 눈에 띄었다.

브라운 교수는 “시르투인 3의 수치가 나이가 듦에 따라 감소하게 되는데, 이것은 노화 관련 난청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를 부분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해 준다”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대학 샌프란시스코캠퍼스 의대의 에릭 버딘 교수는 “이번 연구가 청력손상 뿐 아니라 비만, 폐동맥 고혈압, 당뇨병 등의 노화 관련 대사계 장애 증상들에 대처할 수 있는 길을 여는 데 참조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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