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브비, 550억弗 샤이어 인수 합의 철회 가능성
美 세금도치 관련 법 개정 방침에 상황 달라져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4-10-16 05:29   수정 2014.10.16 09:51

애브비社 이사회가 샤이어社 이사회에 인수합의案을 재검토하거나 철회할 수 있다는 의사를 15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재무부가 세금도치(tax inversions; 또는 조세회피) 관련법을 개정키로 함에 따라 상황이 사뭇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것.

양사는 이에 앞서 애브비측이 한 주당 52.48파운드(약 89.56달러), 총 320억 파운드(약 546억 달러)의 조건으로 샤이어를 인수키로 합의했음을 지난 7월 18일 공표한 바 있다. 당시 애브비는 샤이어측이 발행한 주식 한 주당 현금 24.44파운드와 애브비 주식 0.8960주를 건네는 案으로 합의점을 도출했었다.

이와 관련, 애브비가 샤이어를 인수키로 합의한 것은 대표적인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들로 손꼽히는 ‘바이반스’(리스덱스암페타민)과 ‘애더럴 XR’(암페타민+덱스트로암페타민)과 다수의 희귀질환 치료제들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 양국간 세율의 차이에 따른 법인세 등의 부담경감 효과 또한 중요한 동인(動因)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풀이되어 왔다.

실제로 합의에 도달했을 당시 애브비社의 리차드 곤잘레스 회장이 “양사간 통합으로 특별하고 다양성을 확보한 새로운 제약기업이 탄생할 수 있게 됐다”며 높은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을 정도.

애브비는 인수가 완료되면 회사의 본사를 영국 저지(Jersey)로 옮길 예정이었다.

그러고 보면 올들어 화이자社가 한 동안 아스트라제네카社를 상대로 인수를 추진했던 것도 세금도치 효과를 염두에 둔 포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었다. 아스트라제네카社 인수를 통해 회사의 국적을 갈아타는 것 만으로 매년 두자릿수 억(億) 달러에 달하는 조세감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재무부가 지난달 22일 세금도치 관련 법 조항들을 개정하겠다는 방침을 공표하면서 애브비가 샤이어 인수에 따라 기대할 수 있었던 메리트가 상당부분 상실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어 왔던 상황이다.

즉, 세금도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의 금액을 인수에 합의한 대가로 지불하는 결과가 된다는 의미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세금도치 관련법이 개정되더라도 블록버스터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아달리뮤맙)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사업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다수의 매력적인 희귀질환 치료제들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애브비가 인수를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해 왔다는 후문이다.

애브비측이 인수합의를 철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고개를 듦에 따라 샤이어는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후폭풍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려가 현실이 되면서 결국 인수가 무산될 경우 애브비는 약 16억3,500만 달러의 위약금을 샤이어측에 지불해야 한다.

과연 애브비가 샤이어 인수합의와 관련해 어떻게 달라진 결정을 내릴 것인지 예의주시해 볼 일이다. 한가지 분명해 보이는 것은 최근 담뱃값 인상으로 세금 관련논란이 일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이 오버랩되게 한다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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