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서 한 브랜드숍을 운영 중인 이모 씨는 요즘 한숨이 끊이지 않는다. 1년 사이 매출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그의 고민은 사람들이 매장에서 화장품을 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씨는 “점원이 제품에 대해 설명하면 젊은 고객들은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확인하고 써본 뒤 그냥 가버리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하소연했다.
2년 전부터 주로 모바일로 화장품을 구입해온 회사원 김모 씨. 최근 백화점에 새로 나온 파운데이션과 수분베이스를 테스트하러 간 그는 흥미로운 경험을 했다. 단순히 제품을 확인해볼 요량이었는데 점원은 메이크업 서비스를 해주며 지금 바로 구입하면 정품 립스틱과 아이섀도우까지 공짜로 주겠다고 한 것. 김 씨가 망설이자 점원은 미스트까지 주겠다며 매달렸다. 결국 김 씨는 15만원을 결제하고 4~5만원 상당의 제품을 덤으로 받았다.
모바일 쇼핑이 급성장하면서 화장품시장에서도 ‘모루밍족’이 두드러지게 늘고 있다. 모루밍족은 매장에서 물건을 보고 실제 구매는 모바일을 활용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모루밍’은 매장에서 물건을 고르고(Show-rooming) 모바일(Mobile)로 주문한다는 뜻의 새로운 합성어다. M-커머스의 폭발적인 확대로 출퇴근길에 스마트폰으로 장을 보는 사람들을 일컫는 ‘출장족’과 ‘퇴장족’, 늦은 시간 소파에서 느긋하게 모바일 쇼핑을 즐기는 ‘린백족’은 이미 신조어의 영역을 벗어나고 있다.
화장품은 패션 관련 상품과 마찬가지로 오프라인 매장이 필수적이다. 직접 사용해봐야 자신의 피부와 취향에 맞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쓰고 있는 제품을 굳이 로드숍에서 구입할 필요가 없다는 점, 또 가격적으로 훨씬 유리하다는 점이 모바일 채널 성장의 요인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쇼핑은 워낙에 편리한 데다 포털을 거쳐서 쇼핑몰에 들어갈 경우 추가로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고 제휴카드 할인까지 가능해 앞으로 더욱 성장할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신제품마저 모바일로 구매하는 경향이 늘어남에 따라 지금까지 오프라인 채널에 주력해온 업체들은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1분기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2조8,9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배가 성장했다.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2009년 100억원에 그쳤으나 2012년 1조7,000억원에 이어 2013년에는 4조7,500억원으로 급증했다. 유통업계는 M-커머스가 줄곧 예상보다 더 성장했다는 점을 감안, 올해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시장조사 전문업체 랭키닷컴이 발표한 ‘2014 상반기 e-커머스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쇼핑 애플리케이션 이용자수는 하루 평균 1,000만명이 넘는다. 국민 5명 중 1명은 모바일 쇼핑을 하는 셈이다. 랭키닷컴은 주요 모바일 고객은 20~30대이지만 최근 40~50대 중장년층도 빠르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