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 소재한 생명공학기업 임클론社(ImClone)의 최고경영자(CEO)로 경영일선에서 활동해 왔던 샘 웍슬 회장이 22일 밤 사임을 발표하고 회사를 떠났다.
그는 자신의 형제이자 임클론社의 공동설립자인 하란 웍슬에게 회장직을 이양했다. 하란 웍슬은 임클론社의 부회장 겸 최고 실무책임자(COO)를 맡아 왔던 인물이다.
웍슬 회장이 사임을 발표한 것은 많은 기대를 모아 왔던 대장암 치료제 '에르비툭스'(Erbitux)가 FDA의 허가를 취득하는데 실패한 이후 임클론社의 주가가 80%나 빠져나간 데에 따른 책임을 지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되고 있다.
아울러 '에르비툭스'와 관련해 19일 플로리다州 올랜도에서 열린 美 임상종양학회 연례 학술회의에서 실망스러운 임상시험 결과가 공개되었던 것도 사임결정의 또 다른 빌미를 제공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 메이저 제약기업인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BMS)는 지난해 임클론에 20억달러 가까운 현금을 지불하고 북미시장 발매시 수익의 일정 몫을 보장받기로 합의했었다.
또 다른 메이저급 제약기업인 독일의 머크 KGaA社는 유럽시장 발매권을 갖기로 예약해 둔 입장이었다. 그러나 머크측은 최근 유럽시장에서 진행 중인 '에르비툭스'의 임상시험에 참여할 환자수를 늘려달라는 요청을 거부한 바 있다.
따라서 웍슬 회장의 사임은 임클론社의 향배에 대한 제약업계의 시선을 끌어 모으기에 충분한 대목인 셈.
사실 임클론과 BMS는 '에르비툭스'가 내년 중으로 시장에 발매되어 나올 수 있기를 희망해 왔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FDA가 지난해 12월 임상시험 과정에 문제를 지적하며 허가신청을 반려함에 따라 일단은 기대를 접어야 접어야 했었다.
이에 따라 임클론은 BMS와 체결했던 제휴계약의 일부 항목을 수정키로 지난 3월 합의한 바 있다. 당초 지급을 보장받았던 금액은 하향조정하되, 북미시장 발매시 이익배분 비율은 당초의 40%에서 61%로 상향키로 했던 것.
양측은 20일 대장암, 두부암 및 경부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임상시험에 착수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었다. 이는 현재까지 확보한 임상시험 자료로는 FDA에 신약신청서를 재 접수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보완적 성격의 작업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임클론社는 '에르비툭스'와 관련해 의회의 조사를 받아야 할 것으로 전해졌다. 의회 조사위원회는 FDA의 허가신청 반려결정을 앞두고 수 주 전에 웍슬家가 보유지분을 매각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를 펼칠 것으로 전해졌다.
애널리스트들은 "샘 웍슬의 사임이 임클론社 경영진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