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이 생각하는 모든 일 사업으로 추진 가능"
내달 14일 '아로파 약사협동조합' 창립…"경제공동체 넘어 국민과도 소통"
임채규 기자 darkangel@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3-06-27 06:42   수정 2013.06.27 06:57

지난해 하반기부터 논의돼 온 약사협동조합 논의가 드디어 결실을 맺게 됐다. 내달 중순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게 된다.

그동안 '아로파 약사협동조합' 창립을 이끌어 온 유창식 약사를 통해 앞으로 진행될 약사협동조합의 창립과정과 활동에 대해 들어 봤다.

△ '아로파 약사협동조합'은 어떤 의미?

그동안 1년 정도 '약준모 수도권 소모임'이라는 이름으로 모임을 갖고 방향을 모색해 왔다.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틀을 갖춰야 한다고 판단했고, 이에 따라 조합 출범을 추진하게 됐다.

투표를 거친 결과 '아로파 약사협동조합'이라는 명칭이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아로파(aropa)는 남태평양 원주민 사회에서 상부상조하는 문화적 전통을 가리키는 단어로, '함께하는 가치'와 '상생의 가치'를 뜻한다.

경쟁보다는 협력을 통해 약사를 한데 모아 국민과도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고자 하는 염원이 들어있는 이름이다.

△ 창립총회 일정이 잡힌 것으로 알고 있는데…

창립총회는 7월 14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대한약사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날 발기인들이 모여 조합 정관과 사업계획서를 승인하고, 앞으로 3년간 수고해 줄 이사진과 이사장을 선출하게 된다.

내빈으로 박원순 서울시장과 조찬휘 대한약사회장, 김성진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회장을 비롯한 여러 약업계 인사를 초청했다. 서울시가 협동조합을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는 만큼 박원순 시장의 참석을 희망하고 있지만 아직 확답은 받지 못했다.

공식적인 조합 출범인만큼 현장에서 신규 조합원 가입도 받을 예정이다.
 
△ 협동조합 운영은 어떻게 진행되나?

협동조합은 조합원이 하고 싶은 사업을 결정한 뒤 필요 자금을 출자를 통해 모금하게 된다.

조합원이 꼭 하고 싶은 일이라면 출자도 많이 할 것이고, 선호도가 떨어지는 사업은 출자금이 적게 조성될 것이기 때문에 일반 회사처럼 무리하게 돈을 끌어와 사업을 진행하느라 재정이 악화되는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법정적립금을 내부에 쌓아 두고 자기자본의 3배가 될 때까지 유보하도록 되어 있다. 과감히 자금을 투입해 사업을 신속하게 진행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으나 파산하는 일은 어지간해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마련된 조합 정관에는 모든 조합원은 적어도 1구좌 이상 출자해야 하며, 1구좌의 금액은 50만원으로 정해졌다.

또, 조합원의 출자금은 탈퇴하거나 본인이 요청할 때는 전액 돌려받을 수 있도록 협동조합기본법에 보장되어 있고, 조합원으로 가입할 때 의무적으로 1구좌 이상 출자해야 한다.

출자금 외에도 소정의 조합비가 있다. 약국을 운영하는 개국 약사는 매월 2만원, 기타 약사 1만원이며, 조합 운영비로 사용된다. 조합비는 환급되지 않는다. 조합을 경험해 볼 유예기간을 주기 위해 조합비를 가입 첫달에는 면제하고 있다.

아직 조합 출범 전이기는 하지만 소정의 회비를 이미 받고 있다. 현재 회비를 납부하는 회원이 26명이고, 이들이 발기인으로 조합 창립에 참여하게 된다.

△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사업계획이 있다면?

회원을 대상으로 한 의약외품 쇼핑몰과 교육사업이 현재 진행중이다.

지난 1년간 건강식품과 의약외품을 필요할 때마다 공동구매하던 것을 확장해 쇼핑몰을 개설함으로써 보다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는 회원이 운영을 나누어 맡고 있는데, 조만간 쇼핑몰 취급상품이 늘어나면 이용 회원을 더 모집하고 매출이 늘어나면 전담하는 직원을 고용할 계획이다.

교육사업도 진행중인데, 우선 조합 회원이 필요로 하는 강의를 기획해 듣는 일을 시작했다. 케이팜이라는 건강기능식품회사를 통해 건강기능식품 강좌를 4주 과정으로 개설했다.

조합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해 조합 회원 외에 약준모 소속 약사를 대상으로 무료로 수강할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더불어 약국에서 자주 접하는 경질환을 효과적으로 케어하기 위해 함께 공부하고, 표준 케어법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진행중이다.

협동조합은 조합원이 원한다면 거의 모든 종류의 사안을 사업으로 채택해 추진할 수 있다. 약사가 혼자만의 힘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조합이라는 조직을 통해 해결해 갈 수 있다.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은 누구나 발의해 조합 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다. 많은 약사가 조합원으로 가입해 자신이 해보고 싶은 일을 조합을 통해 실현했으면 한다.

△ 조합원이나 규모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 있는가?

처음 모임을 수도권에서 시작한 것은 자주 모이고 가까워짐으로써 응집력을 갖기 위해서였다.

진행 경과를 보면 결집을 위해서는 구성원이 지리적으로 가까워야 한다는 예측이 틀리지 않은 것 같다. 지방에서도 참여하고 싶다는 경우가 있지만 이런 경우가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어 조직화하기가 현재로서는 어렵다.

당장은 어쩔 수 없이 서울·경기·인천에 소재를 둔 약사만을 조합원으로 받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 조합을 출범시키고자 하는 경우 적극 지원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 더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협동조합은 기업이기도 하지만 사회운동조직의 성격을 함께 갖고 있다. 한살림생협이 생산자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유통기업의 역할도 하지만 생명과 환경을 살리는 여러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좋은 사례이다.

아로파 조합이 성공한다면 약사사회에 닥친 여러 위기를 극복할 경제공동체 뿐 아니라, 국민과의 관계를 회복시키고 약사직능을 사회 속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조합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약사가 자랑스러운 직업으로 당당하게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현실을 고민하시는 많은 약사의 참여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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