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생명공학기업 임클론 시스템스社(ImClone Systems)는 "FDA가 결장암 치료제 '에르비툭스'의 임상자료를 추가로 제출할 경우 허가 여부를 재 검토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해 왔다"고 27일 공개했다.
FDA의 언급은 독일 머크 KGaA社에 의해 유럽지역에서 수행되었던 '에르비툭스'의 임상시험 자료를 염두에 둔 것. 머크는 '에르비툭스'가 발매될 경우 유럽시장 발매권을 갖기로 예약해 둔 입장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27일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임클론社의 주가는 42% 가까이 급반등했다. 이날 오후 35.1%(5.45달러)가 올라 20.97달러에 도달했던 주가가 상승세를 멈추지 않아 결국 6.50달러가 뛰어오른 22.02달러로 마감되었던 것.
임클론社와 제휴관계에 있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BMS)의 주가도 4%(1.94달러)가 덩달아 상승한 47.45달러를 기록했다. 머크株 역시 유럽 증권街에서 8.8%가 상승한 33.50유로로 올라섰다.
동반상승세가 가능했던 것은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FDA의 재 검토 의사표시를 '에르비툭스'가 빠르면 2003년 중반경 시장에 선을 보일 수도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핫뉴스로 풀이했기 때문. 허가 반려 이후 임클론株는 절반 이상이 빠져나가는 급락세를 면치 못했었다.
ABN 앰로증권社의 애널리스트 기리시 타이아기는 "FDA가 임클론측에 새로운 시험을 진행토록 요구했다면, 이미 (머크에 의해) 수행된 임상자료를 검토할 경우에 비해 훨씬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르비툭스'는 한 동안 유망한 결장암 치료제로 주목받았음에도 불구, 임클론이 미국에서 진행되었던 임상시험 자료를 토대로 FDA에 제출했던 허가신청이 지난해 12월 반려됐었다.
이와 관련, 임클론社의 고위경영자들은 26일 FDA 관계자들과 만나 추가적인 자료검토에 대해 협의를 가졌다는 후문이다. 이날 미팅은 '에르비툭스'의 허가신청이 반려된 후 양측 관계자들이 처음으로 머리를 맞댄 것이었던 데다 BMS와 머크측에서도 참여했던 것으로 전해져 비상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허가신청이 반려된 이후로 임클론社는 투자자들을 호도했다는(misled) 비난과 의회의 조사착수, 소송제기 등의 사태에 직면해야 했었다. 이와 함께 BMS와의 제휴관계에도 균열조짐이 여실히 나타났던 것이 사실이다.
BMS는 지난해 9월 20억달러를 지불하고 임클론株 19.9%를 매입하고, '에르비툭스' 발매시 수익의 40%를 갖기로 합의했던 입장.
이미 BMS는 12억달러를 임클론측에 지불한 상태이다. 이는 개발이 진행 중인 생명공학 의약품에 대한 권리확보를 위해 제약기업이 지불한 금액으로는 사상최대 규모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러나 허가신청이 반려된 이후 BMS는 나머지 8억달러의 지불을 취소하고, 제품발매시 수익 보장지분을 확대하는 등 제휴계약 내용의 일부 변경을 추진해 왔다.
한편 '에르비툭스'는 건강한 세포들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암세포들만을 타깃삼아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기전을 지녀 비상한 관심을 모아 왔던 화제의 항암제. FDA가 '에르비툭스'에 조기허가 검토대상 지위를 부여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현재 '에르비툭스'의 발매시기에 대해서는 2003년부터 2005년에 이르기까지 애널리스트들마다 상이한 견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