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된지 1년을 맞이 했다.
지난해 11월 28일부터 도입된 의약품 리베이트 쌍벌제는 의약품 처방과 관련해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거나 받는 쪽 모두를 처벌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기존에는 리베이트만 제공하는 제약(도매) 등을 처벌했으나 쌍벌제 시행으로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와 약사들을 처벌할 수 있도록 법적인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으로 제약업계의 영업환경이 바뀌게 됐으며. 요양기관의 경영도 큰 변화를 가져 오게 됐다.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1년간 어떤 변화가 의약계에 있었는지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 - 글 싣는 순서 - -
①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1년, 무엇이 바뀌었나
② 제약업계 - '뿌리째 흔들린 영업활동'
③ 도매업계 - '뒷마진-금융비용' 논란 여전
④ 다국적 제약업계 - 시장 점유율 쑥쑥 '승승장구'
⑤ 약국가. 경영수지 악화는 '현재 진행형'
⑥ 의료계, 연말회식 '제약사 카드 계산' 옛 말
주는 자와 받는 자를 모두 처벌하는 '쌍벌제' 시행으로 제약사들의 영업활동은 뿌리부터 흔들렸다.
특히 국내에서 활동하는 제약사 중 토종 제약사들에 대대적인 변화가 생겼다.
그간 대부분이 제네릭 위주인 국내 제약사들은 외자제약사의 오리지날 제품과 경쟁하기 위해 처방을 유도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했고, 리베이트가 주요한 영업활동으로 자리잡았다.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리베이트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팽배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일부 제약사 경우 전문약 매출 비중이 9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전문약에 대한 의사들의 처방이 없으면 매출을 창출할 수 없었던 것.
실제 제약계 내에서는 정부가 강력한 리베이트 근절에 나서며 리베이트 자정 노력이 계속됐지만 리베이트가 쉽게 근절되지 않은 이유를 의사들의 처방관행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오리지날 신약과 경쟁하는 상황에서,의사들로부터 처방을 받기 위해서는 리베이트가 필요했다는 진단이다.
제약사들이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싶지 않아도 시장구조가 리베이트를 줘야 하는 환경으로 짜여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제약계 내에서는 주는 자와 받는 자를 모두 처벌해야 리베이트 관행이 사라질 것이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일었다. 받는 자가 요구하지 않아야 근절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현실을 감안해 지난 2010년 11월 28일 쌍벌제가 시행되며 제약사들은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우선 국내 제약사들은 심한 타격을 입고 있다. 의사들도 처벌을 받게 됨에 따라 리베이트 수수를 꺼리게 됐고, 이는 다국적제약사의 오리지날 신약 처방으로 연결되며 전문약 시장에서 국내 제약사들의 입지가 좁아드는 형국이다.
쌍벌제 이전에도 외자제약사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여 온 상황에서 쌍벌제는 이 같은 구도를 더 심하게 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실제 일부 의사들은 다국적제약사 경우 영업사원이 특별한 프리젠테이션을 하지 않았음에도 오리지날 제품 처방을 하는 예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반면 국내 제약사들은 의사들 만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도 나왔다. 조그만 오해도 받지 않기 위해 의사들이 국내 영업사원 만나기를 꺼려한다는 것.
의사를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제품에 대한 디테일을 할 수 없고 , 이는 전문약 처방이 국내 제약사에서 외자제약사로 이동을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쌍벌제는 전문약 시장에서 국내 제약사들의 입지를 약하게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과정에서 국내 제약사들은 내부적으로도 큰 혼란을 겪었다.
일부 제약사들의 리베이트 제공 금지 정책으로 리베이트 신고의 열쇠를 쥐고 있는 영업부서와 제약사 간 갈등과 마찰이 생기며 고발 건도 심심찮게 나왔다.
고발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정부는 고발을 통한 자료를 상당수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1년간 한번 쯤 리베이트 논란에 서보지 않은 제약사가 없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대부분의 제약사가 곤혹을 치른 형국.
때문에 현재 상위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리베이트 근절 방침을 세운 제약사가 상당수 되는 것으로 파악되며, 쌍벌제는 일단 자리를 잡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정부가 검찰 경찰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복지부 및 제약사 내부고발등을 통해 계속 압박하며 리베이트 적발 건이 자주 나오고 있지만, 쌍벌제 이전에 발생한 리베이트로, 쌍벌제 이후 리베이트로 적발된 제약사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아직 1년 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약사들의 인식은 '리베이트 영업은 안된다'로 바뀌었다는 분석이다.
문제점도 노출되고 있다.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리베이트를 중단한 것과 반대로 일부 제약사들은 치고 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베이트에 적발돼 대가를 치르나 일괄약가인하제도 등으로 대변되는 정부의 정책으로 도태되나 마찬가지라는 것.
더욱이 중소 제약사들을 위주로 한 일부 제약사들은 회사의 위상은 떨어지지만 적발되면 금전적 대가를 치르면 된다는 인식 하에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매출과 생존을 위해 리베이트는 감내할 수 있다는 것. 쌍벌제 이후 나타나고 있는 이 같은 모습을 제어하지 못하면 리베이트가 사라지는 날은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또 그간의 리베이트 제공 행태와는 다른, 대행사 등을 낀 신종 리베이트 수법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신종 리베이트는 이전에 말만 돌았을 뿐 노출되지 않았지만, 최근 국내외 제약사를 막론하고 적발되며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반증하고 있다.
특히 이들 신종 리베이트는 투명하다고 공언해 온 외자제약사들로부터도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쌍벌제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쌍벌제는 내부 혼란과 더불어 국내 제약사에 긍정적인 부분도 심어 주었다.
업계에서는 제네릭 위주 제품에 대한 리베이트 영업과 구태의연한 마케팅으로는 더 이상 설 땅이 없다는 것을 각인시켜 줬다고 보고 있다.
실제 많은 제약사들이 새로운 마케팅 기법에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일부 제약사에서는 직원의 열정과 노력 애사심이 쌍벌제 시대의 제품 매출에 중요하다는 판단 하에 리베이트 범위 이외의 활동을 전폭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 내년에 시행될 일괄약가인하가 발목을 잡고 있기는 하지만 쌍벌제는 연구개발에 대한 인식도 바꾸어 놓았다는 평가다.
결국 쌍벌제는 투명성 확보, 연구개발 의지 업그레이드, 새로운 마케팅 기법 도입 등 긍정적인 요인과 함께 시장에서 국내 제약사들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쌍벌제 시행 1년간 국내 제약사들은 너무 많은 변화를 겪었다. 당장 매출 성장폭이 줄어들고 있는데 이는 처방이동 때문으로 본다"며 "리베이트 근절은 맞지만 오리지날제품과 경쟁할 수준이 아닌 상황이고 연구개발도 당장에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처방이동이 계속되면 정말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인사는 "리베이트는 더욱 강하게 근절작업을 할 필요가 있다"며 " 문제는 투명화의 대가로 국내 제약사들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라며 "더 큰 문제는 지금도 매출 감소로 고민하는 상황에서 내년에 일괄약가인하가 되면 더욱 힘들어진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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