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임상시험 대행국가로 각광
동구권 국가 중 폴란드 이어 2위 부상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1-12-13 06:35   
올들어 지난 6월 말까지 해외 제약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진행한 임상시험 건수가 95건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러시아 국내에서는 한해동안 총 129건이 수행되는 데 불과했었다.

러시아 보건省 의약품관리국 드미트리 레이하르트 부국장은 러시아 의학회 주관으로 지난달 말 모스크바에서 개최되었던 국제 임상시험 학술회의에서 이 같이 밝혔다.

러시아에서 국제적인 규모의 임상시험 관련 학술회의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레이하르트 부국장은 "현재 전국의 200여개 시험기관에서 임상이 진행 중에 있다"며 "이에 따라 러시아는 올해 동구권 국가 중 폴란드에 이어 임상시험 건수 2위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만2,000여명의 환자들이 국제적으로 진행 중인 임상시험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 여기에 동참하고 있는 병원만 290여곳에 달하며, 이들은 보건省으로부터 임상시험 라이센싱을 취득한 러시아 전역의 57개州(시베리아·극동지방 포함)에 산재해 있다는 설명이다.

폴란드의 경우 올해 약 500건의 임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헝가리와 체코는 올해 임상시험 건수가 각각 150건과 160건으로 감소할 전망이라고 레이하르트 부국장은 덧붙였다.

러시아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할 경우 기대할 수 있는 장점과 관련, 이번 회의의 연자들은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연구자와 의료진이 풍부하다는 점 ▲한 지역에서 다수의 환자들을 임상시험에 참여시킬 수 있다는 점 ▲의사의 관여없이도 환자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는 점 ▲임상시험에 참여한 전력이 없고 근대적인 의미의 치료혜택을 받아보지도 못했던 환자들을 신속하게 대규모로 모집할 수 있다는 점 ▲환자들의 다양한 유전자형(genotypes)을 연구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

이와 관련, 모스크바 소재 임상시험센터의 블라디미르 페센코 소장은 "러시아에서 임상시험 참여자 1명을 모집하는 데는 평균 1.4일 정도의 시일이 소요될 뿐이어서 1.6일에서 최고 75일까지 소요되는 유럽 각국과는 비교를 불허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러시아에서 임상을 수행할 때 불리한 점들로는 ▲국가적인 차원의 임상시험 관련법규가 아직 미비하다는 점 ▲임상시험 진행을 허가받기까지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고,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 ▲통관절차가 복잡하다는 점 ▲언어문제와 통신·인터넷 등의 사용이 불편하다는 점 등이 지목됐다.

모스크바 심장병연구소의 마리프 교수는 "임상시험 수행에 따른 대가가 병원에나 관련기관에만 편중되고, 정작 연구자들에게 주어지는 금전적 보상이 지나치게 미미하다는 점과 결과를 공개하는 데도 제한이 뒤따른다는 점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러시아는 아직까지 ICH 회원국으로 가입되어 있지는 않지만, 지난 1999년 GCP 기준을 채택해 엄격히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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