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머크 KGaA社가 '머크'(Merck)라는 이름을 포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 대신 머크 KGaA는 자사의 명칭을 북미지역에서는 'EMD', 기타지역의 경우 '머크'로 통일해 사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2년 전 설치된 미국 내 벤처계열사의 명칭은 어떠한 경우에도 'EMD 파마슈티컬스社'로 통일시켜 사용하기로 했다. 'EMD'는 'Emanuel Merck, Darmstadt'의 이니셜.
이번 결정은 자사의 이미지를 통합하는 동시에 美 머크社(Merck&Co)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이루어진 것이다.
현재 머크 KGaA社는 300여종의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일부는 자사가 인수한 기업의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10월 1일부터는 2개의 브랜드로 표준화시켜 사용하게 됐다.
한 예로 프랑스 계열사인 리파社(Lipha)의 경우 머크 KGaA가 최근 인수한 스코틀랜드의 생명공학기업 바이오베이션社(Biovation)와 마찬가지로 '머크'라는 이름으로 통일되어 사용되는 것이다.
머크 KGaA社의 최고경영자인 베른하르트 슈블레 회장은 "우리가 '머크'라는 이름을 포기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워낙 전 세계적으로 확고히 각인되어 있는 데다 상당한 가치를 내포한 명칭이어서 앞으로도 계속 사용키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여전히 최대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머크家에서도 회사명 변경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내에서 '머크'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한 머크&컴퍼니社는 원래 머크 KGaA社의 미국 내 계열사로 설립됐었다.
그러나 제 1차 세계대전의 포화가 한창이던 지난 1917년 미국정부에 의해 귀속조치된 바 있다.(confiscated) 이에 따라 머크&컴퍼니社는 북미 이외의 지역에서는 'MSD'(Merck, Sharp & Dohme)라는 명칭을 사용해 왔다.
머크 KGaA社는 "이번 결정으로 머크 KGaA와 머크&컴퍼니는 '하나의 이름을 가진 두 개의 기업'으로 공존할 수 있게 됐다"며 의의를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오히려 '두개의 이름을 가진 하나의 기업'으로 인식되면서 더 많은 혼란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제기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편 美 쉐링푸라우社와 獨 쉐링 AG社의 경우도 이와 유사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