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 끝, 행복 시작인가?
간판품목의 회수조치와 다른 제약기업들의 인수추진說 등으로 최근들어 내우외환에 시달려 왔던 바이엘社로부터 모처럼 희소식이 전해졌다.
바이엘은 "발기부전 치료제로 개발을 진행해 온 바데나필(Vardenafil)에 대한 신약 허가신청서(NDA)를 FDA에 제출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이날 바이엘은 멕시코에서도 바데나필에 대한 신약허가를 동시에 신청했다고 덧붙였다.
바데나필은 포스포디에스테라제 타이프 5(PDE5) 효소의 작용을 억제해 동맥을 이완시키고, 이를 통해 페니스로 유입되는 혈류량을 증가시키는 기전의 약물이다.
바데나필의 NDA가 접수됨에 따라 바이엘은 장차 화이자社·릴리 아이코스社와 함께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화이자는 '비아그라'(실데나필)을 발매 중에 있으며, 릴리가 벤처기업 아이코스와 제휴로 설립한 릴리 아이코스는 지난 6월 또 다른 PDE5 저해제인 '시알리스'(IC351)에 대한 NDA를 접수시켰던 장본인이다.
이 중 바이엘과 릴리 아이코스는 화이자의 '비아그라'에 비해 신속하게 작용하면서 보다 오랫동안 효과를 지속한다는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1세대 PDE5 억제제에 속하는 '비아그라'의 경우 지난해 11억달러 이상의 매출실적을 올린 바 있다.
그러나 이들 3개 제약기업들은 미국시장에서 애보트社의 '유프리마'(아포모르핀)와도 경쟁을 펼쳐야 할 입장이다. '유프리마'는 性的 자극이 있을 경우 뇌로부터 페니스로 전달되는 자극(impulse)을 증가시키는 기전의 약물이다.
애보트는 추가적인 연구수행과 이를 통한 자료보완을 위해 미국에서 '유프리마'에 대한 NDA를 일단 철회한 바 있으나, 유럽에서는 이미 허가를 취득한 상태이다.
바이엘社에서 바데나필 글로벌 전략담당자로 일하는 테리 타일러 박사는 "이번 NDA 신청은 발기부전 증상의 정도나 당뇨병 등 합병증상의 유무와 무관하게 모든 시험참여자들의 80% 이상에서 바데나필이 효과를 보였음을 입증한 40여건의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이루어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타일러 박사는 "당뇨병은 발기부전에 흔히 수반되는 증상이나, 당뇨환자로 시험에 참여했던 남성들의 70% 이상이 발기부전 증상을 치유하는 데 뚜렷한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바데나필은 복용 후 30~36분 이내에 효과를 나타내며, 4~5시간의 반감기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 바이엘측의 설명이다.
이에 반해 화이자의 '비아그라'는 4시간 가량 효과가 지속되고 대부분의 환자들에서 30분 이내에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했지만, 원래는 性 관계를 갖기에 앞서 1시간 전에는 복용해야 하는 약물로 개발된 것이다.
릴리 아이코스의 '시알리스'는 복용 후 24시간이 경과한 뒤에도 발기능력 향상효과를 나타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30분 이내에 효능을 보이는 약물이다. 애보트의 '유프리마'는 性 관계를 앞두고 20분 전에는 복용해야 하는 발기부전 치료제이다.
한편 바이엘社의 낸시 브라이언 마케팅담당 부회장은 "2~3개 신약의 가세로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향후 팽창세를 거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녀는 "바데나필이 2002년 말경 발매될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제약기업들이 이 약물의 마케팅 파트너가 되기 위해 의향을 타진해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경우 오늘날 발기부전 환자수는 약 3,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 중 정작 발기부전 증상을 진단받은 환자수는 19%, 치료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는 11%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