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보다 BT 드럭 다탄두 전략!
비유하자면 화이어스(Pfizer+Wyeth)가 될는지 아니면 와이자(Wyeth+Pfizer)가 될는지 아직은 미지수이지만, 최소한 화이자社의 미래전략을 가늠케 하는 윤곽이 제시됐다.
제프리 B. 킨들러 회장이 12일 미국 중부지역에 발행되고 있는 한 유력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추후 우리는 몇몇 블록버스터 드럭들에 의존하기보다 다수의 BT 드럭에 집중할 것”이라며 속내를 내비쳤기 때문.
실제로 이날 인터뷰에서 킨들러 회장은 “일부 대형 블록버스터 드럭에 의존하는 방식은 좋은 모델이라 할 수 없을 것이며,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일이야말로 매우 현명한 사업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과거의 화이자는 소수의 블록버스터 드럭으로 높은 인지도를 확보했지만, 새로운 화이자는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 구축을 지향하겠다는 것.
킨들러 회장의 이 같은 언급은 지난달 말 와이어스社와 680억 달러 규모의 빅딜을 터뜨려 ‘뜬금뉴스’(?)를 방불케 했던 화이자가 앞으로 블록버스터 콜레스테롤 저하제나 항고혈압제, 항우울제보다 BT 항암제, 알쯔하이머 치료제, 백신 등에 주력하게 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화이자측은 암, 알쯔하이머, 통증, 당뇨병, 정신분열증, 염증 및 면역질환 등 6개 치료제 분야를 택해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전개해 나가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R&D의 재구성’ 플랜을 지난해 9월말 공개한 바 있다. 그 대신 심부전, 비만, 빈혈, 고지혈증, 골다공증, 위장관계 제 질환, 골관절염, 간 섬유증, 근육질환, 말초혈관질환 등 10개 치료제 분야에 걸쳐 진행 중이었던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접기로 했음을 발표해 귀를 의심케 했던 것.
한편 이번 인터뷰에서 킨들러 회장은 “와이어스社가 보유한 기술과 노하우가 암젠社나 제넨테크社에 버금가는 수준의 것인 만큼 새로운 화이자를 구축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 예로 와이어스측이 개발을 진행해 왔던 다수의 알쯔하이머 치료용 신약후보물질들이 이미 ‘아리셉트’(도네페질)을 발매해 왔던 화이자에 힘을 실어줄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와이어스社는 ‘제약 메이저리그’에서 BT 드럭 분야에 대한 투자가 가장 돋보였던 기업의 하나로 손꼽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