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과학자들이 이른바 '세포공장'(cellular factories)으로 불리우는 리보솜에 초점을 맞춘 연구로 항생제의 세균퇴치 기전을 보다 명확히 이해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서는 성과를 이끌어 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존 항생제들의 내성문제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세균퇴치 약물의 개발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은 영국 캠브리지 소재 의학연구위원회 벤키 라마크리슈난 박사가 이달 초 발간된 '사이언스'誌 최근호를 통해 공개한 것이다.
라마크리슈난 박사는 "유전자 코드가 단백질로 번역되는(gets translated into) 기전을 이해하게 된다는 것은 생물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면 제약기업이나 생명공학기업들은 이번 연구결과가 기존 항생제들의 작용기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항생제 내성문제의 전모를 파헤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맥락에서 커다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백질을 합성하는 일종의 분자기계(molecular machines)로 알려져 있는 리보솜은 모든 생명체들이 생존을 유지하는 데 필요로 하는 세포 구성물질이다.
리보솜은 각종 단백질의 설계도(blueprints), 즉 유전자들에 암호화되어 있는 각종 유전정보를 변형시켜 단백질을 합성하는 작용을 수행한다.
그런데 라마크리슈난 박사팀은 실험실 내에서 파로모마이신(paromomycin)이라는 이름의 항생제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항생제들이 이 리보솜의 유전정보 모니터링에 관여함을 발견했다. 파로모마이신이 리보솜의 작용기전에 착오를 유발해 부적절한 아미노산을 단백질에 덧붙였고, 이를 통해 단백질의 효과를 무력화시켰다는 것.
라마크리슈난 박사는 "항생제들은 이미 수 십년 전에 개발된 것임에도 불구, 우리는 아직까지 정확한 구체적인 작용기전을 파악하지 못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발견으로 장차 새로운 항생제를 디자인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으며,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항생제 내성문제도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