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도 ‘약국 내 담배 판매’ 이슈 부각
샌프란시스코 市의회 29일 조례案 표결 시선집중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8-07-30 16:51   수정 2008.07.31 11:19

미국 캘리포니아州 샌프란시스코 市의회(city board of supervisors)가 오는 10월 1일부터 약국 내에서 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조례案을 상정하고 29일(현지시간 기준)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어서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미국 내에서 직장 및 공공장소 내 흡연을 가장 먼저 금지한 도시이다.

이날 표결은 가빈 뉴섬 샌프란시스코 시장이 캐나다에서 같은 내용의 방안이 적극 강구되고 있는 현실에 주목하고 법안제출을 서둘러 진행해 왔던 결과로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조례안은 캘리포니아 약사회 및 의사회, 미국 암학회 등이 지지의사를 표시한 상태이다.

이와 관련, 최근 미국에서 약국이나 드럭스토어, 기타 건강 관련제품을 판매하는 유통채널에서 담배 판매를 금지시키려는 움직임은 州정부 또는 市정부 차원에서 활발히 모색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올들어서만 뉴욕과 로드 아일랜드州, 뉴햄프셔州, 테네시州, 일리노이州 등에서 약국이나 건강 관련제품 취급 유통채널에서 담배와 술 등의 판매를 금지토록 하는 법안이 제출되었을 정도라는 것.

그럼에도 불구, 아직까지 법안이 통과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잡화점과 드럭스토어, 클럽 형태의 도매형 매장, 대형마트 등은 미국 전체 담배 판매액 중 최소한 19%(130억 달러)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만약 샌프란시스코 시의회가 조례안을 확정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월그린과 CVS 등의 드럭스토어 체인업체들을 물론 월마트 등의 대형마트업체들도 적잖은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는 후문이다. 월마트의 경우 세계 최대의 유통업체답게 당연히 담배를 취급하고 있지만, 동시에 상당수 점내에 의원(health clinics)을 두고 있다.

소아흡연퇴치기구(CTFK)의 매트 마이어스 회장은 “샌프란시스코가 조례안을 확정하면 같은 성격의 움직임이 다른 州와 市로 크게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약국 내 담배 판매 금지론자들은 젊은층의 흡연 시작시점이 지연되고, 담배와 관련이 있는 질병들이 감소하는 등 성과가 클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약국 내 담배 판매 금지를 반대하는 이들은 제도가 시행되더라도 흡연율 감소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이들은 또 담배 판매와 건강 관련 서비스 중 한가지를 택하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유통채널들이 점내 의원의 문을 닫는 쪽을 택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미국체인약국협회(NACD)는 아예 가빈 뉴섬 시장에게 공문을 보내 약국 내 담배 판매 금지가 흡연율 감소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강한 의문의 뜻을 전달했다.

그 같은 주장과 달리 대형할인점 체인업체 타깃(Target)의 경우에는 이미 지난 1996년부터 점내 담배 판매를 중단해 왔다.

월마트도 캐나다에 오픈한 일부 매장들에서 1994년부터 담배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당시 온타리오州가 약국 등의 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제정했기 때문. 현재 캐나다에서는 이외에도 7개州가 같은 내용의 법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한편 월그린과 미국 내 ‘넘버원’을 다투는 드럭스토어 체인업체 CVS의 토마스 라이안 회장은 지난해 11월 “담배 취급 중단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밝혀 윤리와 영리 사이에서 고심하는 유통업계의 현실을 짐작케 했었다. 당시 라이안 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담배를 통해 얻어지는 매출이 매우 큰 만큼 결론을 도출하는데 내부적으로 상당한 진통이 따르고 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이에 비해 월마트의 리 스캇 회장은 “우리의 고객 중 흡연자 수가 엄청나게 많다”는 말로 구체적인 입장표명을 피해간 바 있다.

미국에서도 이래저래 이른바 ‘병주고 약주고 논란’은 앞으로도 적어도 한 동안은 네버-엔딩 스토리일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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