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상위 220개 다빈도 처방약들의 약가가 평균 7.4%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퇴직근로자협회(AARP)는 220대 다빈도 처방약들의 평균 약가인상률이 인플레이션率을 2.5배 가까이 상회한 것으로 드러난 조사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이번 조사결과는 65세 이상 고령층 환자들의 약제비 부담절감을 위해 정부가 처방약 보조금을 지원하는 ‘메디케어 파트 D’(Medicare Part D's) 제도가 지난 2006년 도입된 이후로 약가인상률이 한층 가파른 양상을 보이고 있음을 뒷받침한 것으로 평가됐다. ‘메디케어 파트 D’ 제도가 도입되기 이전의 연간 약가인상률은 5.3~6.6% 안팎을 기록했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상위 220개 다빈도 처방약 가운데 4개를 제외한 모든 제품들의 약가가 지난해 인상되었을 뿐 아니라 대부분이 인플레率을 넘어서는 인상률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상위 25개 다빈도 품목 가운데 수면장애 개선제 ‘앰비엔’(졸피뎀)의 경우 27.7%로 최대 인상폭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콜레스테롤 저하제 ‘조코’(심바스타틴)은 약가가 인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특허만료에 따른 영향을 짐작케 했으며, 항혈소판제 ‘플라빅스’(클로피도그렐)의 경우 인상률이 0.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처방건당 약제비의 경우 2002년에는 80달러였던 것이 지난해에는 151달러로 수직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가령 3개 브랜드-네임 처방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만성질환 환자들의 경우 연간 약제비 부담액이 같은 기간 동안 1,600달러 이상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가파른 약가인상이 환자들의 의료보험료 부담 뿐 아니라 본인부담금까지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AARP의 존 로터 공공정책이사는 “메디케어 파트 D 제도가 고령층 환자들의 약제비 부담 경감에 큰 도움을 주고 있지만, 약가인상이 현행과 같은 추세로 지속될 경우 수혜폭이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약가인하를 유도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한편 미국 제약협회(PhRMA)는 이 같은 조사결과에 대해 “2000년대 들어 약가 인상률이 전체 의료비 인상률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임을 유념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PhRMA의 켄 존슨 부회장은 “2000년 이후로 연간 약가인상률이 3.7%로 나타나 전체 의료비 인상률 4.3%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