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제약업계, 기업 反친화적 정부에 ‘뿔났다’
약가제도 변경방침에 신뢰상실‧투자감축 한목소리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8-03-21 17:02   

제약산업은 지금까지 영국에서 핵심 전략업종이자 간판산업의 하나로 우뚝 자리매김되어 왔다.

수출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업종으로 손꼽혀 왔을 뿐 아니라 매년 영국 전체기업 R&D 투자비 중 4분의 1 정도가 제약업계에 의해 지출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을 정도.

그런데 이런 영국의 제약산업이 최근 ‘비즈니스-언프렌들리’ 정부에 대해 단단히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제약협회(ABPI)와 영국 경제인연합회(CBI)가 공동으로 작성해 20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제약기업들이 자국의 시장환경에 신뢰감을 상실하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

보고서는 총 100곳에 달하는 영국 제약기업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후 도출된 자료를 근거로 작성되었던 것이다.

ABPI와 CBI는 “이처럼 영국 제약기업들이 불만을 품기에 이른 배경에는 정부가 ‘약가규제계획’(PPRS; Pharmaceutical Price Regulation Scheme) 재협상을 결정한 것이 상당부분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와 관련, 영국은 정부가 출하가를 직접 결정하지 않고 제약회사들의 이윤폭을 지정하는 간접규제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제약기업들이 영국 내에서 투자한 자본량에 따라 해당기업의 이윤폭에 제한을 두는 방식. 그래도 제약기업측은 주어진 이윤폭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 한, 자체적으로 약가를 결정할 수 있는 재량권을 상당정도 보장받아 왔다.

그러나 정부는 당초 오는 2010년까지 유지될 예정이었던 현행 제도의 유효시한을 오는 9월 1일로 변경키로 최근 결정한 바 있다.

이 때문인듯,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응답한 제약기업들 가운데 4분의 3이 “현재 영국의 시장환경에 신뢰감을 갖고 있지 않다”고 답해 경종을 울렸다. 게다가 그 같은 환경이 차후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1%에 그친 반면 악화를 예상한 응답률은 무려 83%에 달해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또 35%가 현재 한해 40억 파운드에 육박하고 있는 R&D 투자가 추후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마찬가지로 부동산이나 설비 등 자산에 대한 투자와 관련해서도 36%가 추후 감소를 예상했다.

영국 내에서 진행될 임상시험 건수에 대해서도 46%의 기업들이 향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자국 내 제약부문 생산이 뒷걸음질칠 것으로 본 응답률도 42%에 달했으며, 97%의 기업들이 현재 영국 제약업계의 시장환경에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답변해 충격을 던졌다.

현재 사노피-아벤티스社의 영국 현지법인 경영을 총괄하고 있기도 한 ABPI의 나이젤 브룩스비 회장은 “안정성이야말로 기업의 신뢰감과 투자에 필수적인 요소임에도 불구, 정부는 향후 5년을 효력기간으로 지난 2005년 제정했던 약가제도를 파기했다”며 깊은 유감의 뜻을 표시했다.

브룩스비 회장은 무엇보다 제약기업들이 신뢰를 갖고 투자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정부가 시급히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CBI의 존 크리드랜드 부회장도 “제약산업이야말로 글로벌 경제에서 영국이 고부가가치 경제로 성장을 실현할 수 있도록 이끈 선도자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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