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요법]불면증, 모든 사람에 동일 식이요법 적용 안돼
"수면에 해 되는 음식 있어.. 나쁜 식습관 줄이는 일이 좋은 음식보다 중요"
이권구 기자 kwon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8-05 06:00   수정 2026.08.05 06:06

'잠이 보약'이라는 말은 오랜 경험에서 비롯된 생활의 지혜다. 그러나 현대의학은 이 표현이 단순한 속담이 아니라 과학적 사실임을 밝혀내고 있다. 수면은 신체와 뇌를 회

김윤경.  대한민국 조리기능장. 
사단법인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 조리이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임상책임영양사 역임.
 

복시키는 가장 중요한 생리 과정이며, 부족한 수면은 다양한 만성질환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깊은 잠을 자는 것은 피로회복과 면역력 증강에 매우 중요하다.

최근 우리 사회는 과도한 업무와 학업, 스마트폰 사용 증가,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 습관 등으로 인해 불면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노년층의 수면장애도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불면증은 단순히 '잠이 오지 않는 상태'가 아니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해 낮 동안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정서 불안 등을 경험하는 질환이며, 장기간 지속될 경우 심혈관질환, 당뇨병, 비만, 우울증, 치매 위험까지 증가시키는 독립적인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수면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관리해야 할 필수 요소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성인의 ⅓이 “불면증”을 겪고 있는데, 그중 5%만이 병원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면증 치료에서 수면제는 분명 중요한 치료 수단이다. 하지만 장기간 복용 시 내성이나 의존성, 주간 졸림, 낙상 위험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최근 국제 진료 지침에서는 생활 습관 개선과 인지행동치료(CBT-I)를 우선 권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임상영양학에서는 식이요법(Medical Nutrition Therapy)​이 불면증 치료를 보완하는 중요한 비약물적 중재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은 단순히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을 넘어 수면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 생성에도 직접 관여한다. 따라서 올바른 식습관은 수면의 질을 개선하고 약물 의존도를 줄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불면증과 숙면에 도움이 되는 음식은 “멜라토닌”을 많이 함유한 천연 식품을 들 수 있다. 멜라토닌은 송과선이라는 기관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수면주기를 포함한 생체리듬을 조절하는데, 멜라토닌의 분비량이 많아지면 깊은 잠에 빠져들게 되고, 적어지면 잠에서 깨어나게 되어 멜라토니을 많이 함유하는 천연식품 섭취는 숙면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멜라토닌은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트립토판 → 세로토닌 → 멜라토닌으로 이어지는 생합성 과정을 거쳐 생성된다.

이 과정에서 비타민 B6, 엽산, 마그네슘, 철, 아연 등의 미량영양소가 충분히 공급되어야 정상적인 수면 조절이 가능하다. 즉, 특정 건강기능식품 하나만으로 불면증을 해결하려 하기보다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필요한 영양소를 꾸준히 공급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특히 다음과 같은 영양소는 임상 연구에서도 수면 개선 효과가 비교적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다

아미노산의 일종인 트립토판은 우유, 두부, 달걀, 닭고기, 콩류 등에 풍부하며 세로토닌과 멜라토닌 생성의 출발 물질이다. 트립토판이 함유된 음식은 뇌를 진정시키고 꿈을 꾸지 않은 깊은 수면 상태를 유도하는 성질이 있어 “몸 안의 수면제”로 알려줬다.

마그네슘은  신경을 안정시키고 근육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며 견과류, 시금치, 귀리, 검은콩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비타민 B6는 트립토판을 세로토닌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조효소로 닭고기, 감자, 바나나, 참치 등에 풍부하다.

오메가-3 지방산은 뇌신경 기능을 유지하고 염증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 수면의 질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키위와 타트체리도 수면 개선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키위는 세로토닌과 항산화 비타민이 풍부하고, 타트체리는 천연 멜라토닌과 폴리페놀을 함유하고 있어 일부 임상연구에서 수면시간과 수면 효율을 향상시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식품은 치료제가 아니라 건강한 생활습관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수면의학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장-뇌축(Gut-Brain Axis)​이다.

장내 미생물은 면역뿐 아니라 신경전달물질 생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체 세로토닌의 대부분은 장에서 생성되며,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무너지면 수면과 기분 조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를 충분히 섭취하면 장내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김치, 요구르트, 발효식품, 채소, 통곡물과 같은 식품은 건강한 장내 미생물 환경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반면, 오히려 수면에 해가 되는 음식도 있다. 그러나 좋은 음식보다 중요한 것은 나쁜 식습관을 줄이는 일이다.

불면증 환자에게는 무엇을 먹느냐만큼 언제, 어떻게 먹느냐도 중요하다.

취침 직전 과식이나 야식은 소화기관을 계속 활성화 시켜 깊은 잠을 방해한다. 또한 오후 늦은 시간의 커피와 에너지음료는 카페인의 각성 효과가 수 시간 지속되어 수면 시작을 지연시킬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술을 마시면 잠이 잘 온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잘못된 인식이다. 알코올은 잠드는 시간을 단축 시키는 것처럼 보일 뿐, 실제로는 깊은 수면을 감소시키고 새벽 각성을 증가시켜 오히려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불면증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식이요법을 적용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

당뇨병 환자는 야간 저혈당을 예방해야 하고, 만성 신장질환 환자는 마그네슘이나 칼륨 섭취를 개별적으로 조절해야 한다. 고혈압이나 심혈관질환 환자는 나트륨과 지방 섭취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며, 복용 중인 약물과의 상호작용도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환자의 연령과 기저질환, 복용 약물, 생활 습관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맞춤형 영양 중재가 필요하다.
불면증은 더 이상 개인의 생활 습관 문제나 단순한 수면 부족으로 치부할 질환이 아니다.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다양한 만성질환의 발생과 악화를 촉진하는 중요한 건강 문제이다.

식이요법만으로 모든 불면증을 치료할 수는 없지만, 올바른 영양관리는 수면을 조절하는 생리적 기반을 회복하고 약물치료의 효과를 높이며 장기적인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건강한 수면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 규칙적인 생활과 균형 잡힌 식사, 그리고 올바른 영양 관리가 함께할 때 비로소 깊고 편안한 잠이 가능하다. 불면증 치료의 시작은 약병이 아니라 식탁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다음은 숙면에 도움이 되는 요리를 소개하고자한다.

비타민과 황화아릴류 성분이 풍부하여 진정 작용이 있는 파를 이용한 파김치
신경을 이완시키고 잠을 잘 오게 하는 천연 수면제 역할을 하는 대추차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여 불면증 치료에 도움이 되는 호두를 이용한 호두조림
멜라토닌이 많이 함유되어 숙면에 도움이 되는 상추쌈


호두조림
<재료>
호두 100g, 마늘 100g, 청고추 1개, 홍고추 1개, 검정깨 약간, 참기름 약간, 조림장(간장 3T, 설탕 1T, 맛술 2T, 올리고당 3T, 후추 약간, 물 3T)
<만들기>
⓵ 마늘은 통으로 식용유를 두른 팬에 노릇하게 굽는다.
⓶ 호두는 끓는 물에 식초를 넣고 살짝 데쳐 헹구어 물기를 제거한다.
⓷ 청·홍고추는 송송 썬다.
⓸ 팬에 분량의 조림장을 넣어 끓으면, ①②를 넣고 중 약불에서 윤기 나게 조린다.
⓹ 송송 썬 고추와 참기름, 검정깨를 넣고 섞어 완성한다.

대추차
<재료>
대추 1k, 물 500cc, 대추2~3알, 꿀
<만들기>
⓵ 대추는 깨끗이 씻어 물을 붓고 대추가 푹 무를 정도로 2~3시간정도 중불에서 끓인다.
⓶ 물러진 대추를 체에 내려 껍질과 씨를 제거하고 냄비로 옮겨 밑이 눌지 않도록 저어가며 되직하게 졸인다.
⓷ 2의상태로 냉동실에 보관하여 끓인 물과 섞어 사용하거나 음용할 정도의 농도로 졸여 기호    에 맞게 꿀을 넣어 마신다.
⓸ 고명으로 대추나 잣을 띄워낸다.

파김치
<재료>
쪽파 1kg, 멸치액젓 ½C
양념(고춧가루 1C, 매실청 ½C, 찹쌀풀 1C, 다진마늘 2T, 다진생강 ½T)
<만들기>
⓵ 쪽파는 다듬어 세척 후 물기를 뺀 다음 분량의 액젓에 30분정도 절인다.
⓶ 분량의 양념에 절여진 파에서 따라낸 액젓을 섞어 김치양념을 만든다.
⓷ 절여진 쪽파와 양념을 잘 버무려 완성한다.

상추쌈
<재료>
상추 10장, 따뜻한 밥 1공기, 통깨, 견과류 쌈장(견과류 20g, 쌈장 3T)
<만들기>
⓵ 따뜻한 밥을 준비한다.
⓶ 볶은 견과류에 쌈장을 섞어 준비한다.
⓷ 손질된 상추에 쌈장을 바르고 밥을 얹어 상추쌈을 준비한다.

김윤경.  대한민국 조리기능장. 사단법인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 조리이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임상책임영양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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