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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감소증 신약개발 기준이 바뀌고 있다. 핵심은 근육량 증가를 넘어, 환자가 실제로 더 잘 걸을 수 있는지를 입증하는 것이다.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프랑스 바이오피티스(Biophytis)는 근감소증 신약 후보물질 ‘BIO101’의 400m 보행검사(400MWT) 기반 보행속도 개선을 앞세워 첫 근감소증 신약을 노리고 있다.
BIO101은 바이오피티스가 노화 관련 근감소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20-하이드록시에크디손(20-hydroxyecdysone) 기반 경구용 저분자 신약 후보물질이다. 근감소증 적응증에서는 SARA 프로그램을 통해 임상 개발을 진행 중이며, 현재 임상 3상 개시를 준비하고 있다.
근감소증은 골격근량, 근력, 신체기능이 함께 저하되는 노화 관련 질환이다. 노인에서 낙상, 장애, 입원, 사망 위험과 연결된다. 그러나 아직 허가된 약물치료제는 없다. 이 때문에 질환 정의부터 진단 기준, 기능 지표, 허가 전략을 함께 설계해야 하는 고난도 개발 영역이다.
바이오피티스는 이 같은 질환 특성을 BIO101의 개발 전략에 반영했다. 핵심 임상 지표도 400m 보행검사 기반 보행속도로 설정했다. 이는 단순한 근육량 평가가 아니라, 환자가 실제로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을 확인하는 기능 지표다. 즉, 근감소증을 ‘근육이 줄어드는 질환’으로만 보지 않고, ‘이동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으로 접근한 것이다.
실제 BIO101 임상 3상 전략도 이 연장선에 있다. 회사가 400m 보행검사를 3상 설계의 중심에 둔 것은 이 지표가 환자의 실제 이동기능과 허가 전략을 동시에 연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바이오피티스 스타니슬라스 베이에(Stanislas Veillet) 대표는 SARA-INT 2b상 결과와 관련해 “임상계획서 순응군(PP)과 중증 환자 하위군에서 1차 평가지표에 대한 유의한 효과를 확인한 만큼, BIO101은 근감소증 치료제로 승인받는 첫 후보물질이 될 잠재력이 있다”고 밝혔다.
BIO101 임상 2b상, 보행속도 개선과 안전성 근거 확인
SARA-INT 2b상은 65세 이상 근감소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위약대조 3개군 임상시험으로 진행됐다. 투여군은 BIO101 175mg 1일 2회, BIO101 350mg 1일 2회, 위약군으로 구성됐다. 주요 평가지표는 400m 보행검사로 측정한 보행속도 변화였다. 연구에는 총 233명이 무작위배정됐으며, 평균 연령은 75.5세, 여성 비율은 54.3%였다.
회사 발표 및 논문, 관찰자료 기준에 따르면, BIO101 350mg 1일 2회 투여군은 6개월 치료 후 400m 보행검사 기반 보행속도에서 위약 대비 개선을 나타냈다. 개선폭은 전체분석군(FAS)에서 0.09m/s, 임상계획서 순응군(PP)에서 0.10m/s였다.
근감소증에서 보행속도 0.1m/s 변화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폭으로 거론되는 점을 고려하면, PP에서 확인된 0.10m/s 개선은 후속 개발의 주요 근거가 됐다. 근감소증 치료제의 성패가 환자의 실제 보행 평가에서 갈린다는 점을 보여준 결과다.
다만, 최종 통계 분석 기준에서는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 결측치 보정 등을 반영한 최종 통계 분석에서는 6~9개월 치료 후 350mg 1일 2회 투여군이 위약 대비 FAS에서 0.07m/s, PP에서 0.09m/s의 보행속도 개선을 기록했다. FAS에서는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하지 못했고, PP에서는 p=0.008로 유의성을 확보했다.
BIO101은 전체 환자군에서 확정적 성공을 입증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350mg 1일 2회 투여군은 보행속도가 낮은 환자, 비만을 동반한 근감소증 환자, 의자 일어서기 점수가 낮은 환자 등 이동장애 위험이 높은 사전 정의 하위군에서 개선 신호를 보였다.
회사는 2b상이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현장 기반 치료 종료 시점 효능 평가의 55%가 소실됐으며, 이로 인해 연구 검정력이 낮아졌고 FAS에서 1차 분석이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BIO101은 안전성 측면에서도 후속 개발을 뒷받침할 만한 결과를 냈다. 최종 논문 기준 중대한 이상사례(SAE)를 경험한 환자는 BIO101 350mg군 4명(5.4%)으로, 위약군 10명(12.3%)과 BIO101 175mg군 10명(13.3%)보다 적었다. 전체 SAE 이벤트 33건 중 350mg군에서 보고된 사례도 4건, 12.1%에 그쳤다.
약물 관련 중대한 치료 후 발생 이상사례는 위약군에서만 1명(1.2%) 보고됐고, BIO101 175mg군과 350mg군에서는 보고되지 않았다. 약물 관련 치료 후 발생 이상사례 비율도 세 개 군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고령 환자에게 장기간 투여해야 하는 근감소증 치료제 특성상, 350mg군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3상 진입의 주요 근거로 해석할 수 있다.
“3상서 기능 개선 재현으로 첫 근감소증 신약 도전”
임상 2b상이 보행속도 개선 신호와 고용량군의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한 시험이었다면, 3상은 이를 대규모로 재현해야 하는 최종 검증대다.
바이오피티스는 총 942명 규모의 국제 다기관 3상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별 환자 수는 중국 642명, 일본 90명, 유럽 200명이다. 목표는 아시아와 유럽에서 BIO101의 근감소증 조건부 허가를 확보하는 것이다.
3상 개시는 올해 하반기로 예정돼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3상 개시 승인을 이미 확보했으며, 중국과 일본에서는 규제 승인 절차를 거쳐 임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개발 구조도 아시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바이오피티스는 홍콩 기반 합작법인 ‘Biophytis Biopharmaceutical Holding’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합작법인은 중국·한국·일본에서 BIO101 개발과 상업화를 담당하는 구조다.
아시아 파트너 컨소시엄은 3년간 최대 2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첫 12개월 동안 1000만 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지분 구조는 바이오피티스와 창업자 측 29%, 아시아 파트너 컨소시엄 71%다.
바이오피티스가 아시아 파트너와 합작법인을 추진하는 것은 자금 조달을 넘어, 지역별 규제 대응, 임상 운영, 상업화 접근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아시아는 고령화 속도가 빠르고 근감소증 관련 미충족 의료 수요가 커, 기능 저하를 늦추거나 이동기능을 개선하는 치료제의 임상적 필요성을 설명하기 상대적으로 유리한 시장으로 평가된다.
다만 질환 인식, 진단 기준, 보험 적용, 임상적 유용성 판단은 국가별로 다를 수 있다. 바이오피티스는 이러한 차이를 고려해 아시아 현지 파트너십을 통해 임상 개발과 상업화 기반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BIO101의 3상 결과가 첫 근감소증 치료제 탄생 여부뿐 아니라, 향후 근감소증 치료제 개발의 평가 기준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바이오피티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근감소증 신약개발의 평가 기준이 단순한 근육량 증가를 넘어, 실제 환자의 보행 능력과 이동기능 개선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BIO101 350mg 요법은 현재 허가된 치료제가 없는 근감소증 영역에서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할 혁신신약 후보로서 뚜렷한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국내 근감소증 치료제 개발도 임상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이엔셀은 2024년 6월 EN001의 근감소증 대상 임상 1/2a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고, 지난 3월 임상 1/2상 계획 변경 승인을 받았다.
애니머스큐어는 2024년 9월 ‘AMC6156’ 임상 2상 승인을 획득했으며, 지난해 10월부터 서울대병원 등 4개 병원에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아벤티는 지난해 9월 ‘AVTR101’ 임상 2a상, 플루토는 지난해 7월 GIST 기술이전 후보물질의 임상 2상 승인을 각각 받았다.
다른 기업들도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온코크로스는 2022년 호주에서 ‘OC514’ 글로벌 임상 1상에 착수했다. HK이노엔·카인사이언스는 지난해 11월 ‘KINE-101’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임상 2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케이에스비튜젠은 ‘KSB-10301’의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지난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임상 개발 전략을 공유했다. 삼일제약은 분지쇄아미노산(BCAA) 제제 ‘리박트과립’을 활용한 근감소증 관련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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