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藥 '아큐탄' 우울장애 부작용 왜?
"약물 때문" vs "여드름 때문" 갑론을박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6-09-20 17:04   

  로슈社의 여드름 치료제 '아큐탄'(이소트레티노인)이 우울장애 부작용 발생과 상관성이 있을 것임을 시사한 동물실험 결과가 공개되어 논란이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우리나라와 영국 등의 경우 '로아큐탄'이라는 이름으로 발매되고 있는 '아큐탄'은 지난 1982년 처음 발매되기 시작한 직후부터 우울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논란이 따라왔던 형편이다.

  그러나 '아큐탄'의 우울증 유발 상관성을 과학적인 입증자료로 뒷받침한 연구사례가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아큐탄'은 중증의 여드름 증상을 보이는 청소년층에 처방되고 있음에도 불구, 워낙 효과적인 약물이어서 전 세계적으로 줄잡아 1,300만명의 환자들에게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큐탄'이 신경계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13-cis-레티노인산 계열의 약물이어서 가임기 여성층에 처방되지 않고 있음을 감안하면 상당히 놀라운 수치인 셈이다.

  영국 바트大 약대의 사라 베일리 박사팀은 미국 텍사스大 세포·분자생물학연구소의 캘리 C. 오릴리 박사팀과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한 후 '신경정신약물학'誌(Neuropsychopharmacology) 9월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실험용 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아큐탄'이 우울장애 증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베일리 박사팀은 한창 성장기(adolescent)에 있는 실험용 쥐들에게 6주 동안에 걸쳐 '아큐탄'을 투여한 후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하는 방식의 연구를 진행했었다. 이 때 실험용 쥐들에게 투여된 '아큐탄'의 용량은 1㎏당 1㎎이어서 체중 등을 감안하면 사람에게 사용되는 양과 동등한 수준의 것이었다.

  그 결과 '아큐탄'을 투여받았던 실험용 쥐들은 대조群과 달리 눈에 띄는 우울장애 증상의 제 징후를 내보였던 것으로 관찰됐다. 가령 스트레스 자극을 주더라도 상당한 시간 동안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

  베일리 박사는 "추가적인 연구를 수행하지 않는 상태에서 이번 연구결과가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러나 약효성분과 우울장애와 관련된 행동변화 발생의 상관성이 시사된 것은 '아큐탄'이 뇌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한다는 맥락에서 볼 때 중요한 진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 베일리 박사는 "현재 '아큐탄'을 복용 중인 청소년들의 경우 의사에게 상담을 의뢰하거나, 면밀한 모니터링을 병행하면 될 것이므로 투약을 중단해선 안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로슈측은 이 같은 내용과 관련, '아큐탄'과 우울장애 부작용 등은 아직 아무런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못했다는 요지의 발표문을 내놓고 입장을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 또한 임상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할 만한 근거자료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

  특히 심한 여드름 증상 자체가 일부 환자들에게서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반적인 정서상태와 자아(self-esteem)에까지 영향을 미쳐 변화가 수반될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슈측은 또 "우리가 '아큐탄'의 제품라벨에 일부 환자들에게서 우울증 등의 정서적인 변화가 수반될 수 있음을 언급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사유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도 '아큐탄'의 최신 안전성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모니터링 작업이 면밀하게 진행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어찌보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식의 입씨름을 연상케 하는 '아큐탄'과 관련한 논란이 어떻게 귀결될 것인지에 관심이 증폭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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