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금착체 항암제들은 뛰어난 효능에도 불구, 자칫 치명적인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되어 왔던 것이 현실이다.
아직까지 별다른 치료제가 개발되어 나오지 못한 말초 신경병증이 바로 백금착체 항암제들을 투여할 때 뒤따를 수 있는 반갑지 않은 손님!
백금착체 항암제 사용시 나타날 수 있는 말초 신경병증은 손·발 부위의 무감각, 쑤심, 통증 등을 유발하고, 드물게나마 환자의 삶이 휠체어에 의존해야 하는 최악의 결과로 귀결되는 사례도 없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캘리포니아大 샌디에이고분교(UCSD) 의대 부설 암센터의 스티븐 플랙스 교수팀이 아미포스틴(Amifostin)이라는 이름의 항암보조제가 발휘하는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미포스틴이 말초 신경병증 부작용의 동반을 억제하고, 환자들의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나타내는 효능을 평가하는 시험에 착수한 것.
현재 플랙스 교수팀은 미국 전역의 25개 병원에서 피험자들을 충원한 가운데 임상 3상을 진행 중에 있다.
연구팀은 피험자들에게 12주 동안 매주 3회에 걸쳐 아미포스틴을 투여한 뒤 12~24주 동안 예후를 면밀히 관찰하고, 효과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12주 동안 추가로 투여하는 방식으로 이 시험을 진행할 방침이다.
아미포스틴은 국내에서도 '아미치올注'라는 이름으로 발매되고 있는 약물. 두·경부암 환자들에게 방사선요법을 행할 때 잇몸과 빰, 점막 등의 부위를 보호하기 위한 용도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뜻밖에도 아미포스틴은 원래 화학전을 수행할 때 겨자가스의 독성을 해소하는 해독제로 개발되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미포스틴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작용기전이 규명되지 못했지만, 백금이 신경조직의 특정부위에 결합해 말초 신경병증을 유발하는 메커니즘에 관여하는 것으로 사료되고 있다. 즉, 아미포스틴이 백금과 신경조직의 결합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플랙스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보다 효과적일 뿐 아니라 환자들의 생존기간을 연장시켜 줄 치료법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백금착체 항암제를 투여한 환자들에게 말초 신경병증 부작용이 빈도높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임에도 불구, 아직까지 만족스러운 효과를 나타내는 치료제를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는 현실이야말로 이번 연구의 중요성을 대변하고 있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