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짙은 먹구름에 짓눌려 있는 미국측 경쟁사들과 달리 유럽 제약사들은 계속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14일 스위스 노바티스社를 필두로 주요 제약기업들이 이달 말까지 일제히 2/4분기 경영실적을 공개할 어닝시즌이 도래한 가운데 애널리스트들과 펀드매니저들이 한목소리로 예보하고 있는 양 대륙 제약업계의 기상도이다.
이들은 물론 유럽 제약사들의 경우에도 전년동기에 비해 기대에 못미치는 경영실적을 보이는 곳도 없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달러貨 강세기조의 지속에 힘입어 핵심시장인 미국에서 양호한 실적을 올려 전체적으로는 부진을 상쇄하고도 남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으로 낙관했다.
UBS 워버그 증권社의 애널리스트들은 유럽제약사들의 2/4분기 이익성장률이 평균 14%에 달하고, 올해 전체적으로는 이 수치가 18%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다른 투자자들도 중·단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유럽 제약사들이 두자릿수 중반대 성장세를 지속할 것인 반면 미국 제약사들은 한자릿수 중반대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는 후문이다.
영국 런던에 소재한 트레드니들 인베스트먼트社의 앤 마리크 에젤덤 펀드매니저는 "앞으로 2~3년 동안 미국 제약사들은 성장의 엔진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허만료시점에 도달할 핵심제품들이 줄을 이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지적.
이에 반해 유럽 제약사들은 블록버스터급 제품들의 특허만료 쓰나미가 이미 대부분 지나간 상태여서 견실한(decent) 성장세를 회복할 것이라고 에젤덤 펀드매니저는 내다봤다.
모건 스탠리 증권社의 애널리스트들도 "특허만료에 따른 위협과 경영전망, 제품 파이프라인 보강 등의 측면에서 볼 때 유럽의 메이저 제약사들은 대부분 미국쪽에 비해 장밋빛 전망을 제시할 수 있는 입장에 놓여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예외적인 케이스로 이들은 아스트라제네카社를 지목했다.
골드만 삭스社는 "유럽 제약사들에게 올해와 2006년은 제품 파이프라인 보강 측면에서 대단히 희망적인 시기"라며 "이에 따른 투자등급 재조정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례로 골드만 삭스측은 사노피-아벤티스社의 비만치료제 '아콤플리아'(리모나반트)와 로슈/제넨테크社의 항암제 '아바스틴'(베바시주맙) 등을 꼽았다. 특히 로슈의 경우 3~4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미래 전망이 불투명한 편이었으나, 제넨테크의 강세를 등에 업고 2003년 3월 이후로 주가가 2배 이상 뛰어올라 12일에는 최근 4년 6개월만에 최고치를 갱신하는 등 "화려한 시절"을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은 세계 제약업계가 지난해 9월 머크&컴퍼니社의 관절염 치료제 '바이옥스'(로페콕시브)가 리콜조치된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쇼크 탈출로 인한 메리트가 유럽 제약업계 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엿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럽의 'DJ 스톡스 헬스케어 주가지수'가 지난 4월 이래 5% 뛰어오른 반면 미국쪽 메이저 제약사들의 주가는 같은 기간 동안 10% 가까이 하락한 것은 단적인 사례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을 정도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