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제약산업 날개가 없다"
아스트라제네카 CEO 바이오 관련회의서 강연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5-04-14 19:12   수정 2005.04.15 10:31
▲ 톰 맥킬롭 회장
"오늘날 제약산업의 이미지(reputation)는 밑바닥까지 떨어졌다. 수익성 저하로 인해 생존 자체가 기로에 놓이면서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미궁 속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아스트라제네카社의 톰 맥킬롭 회장이 13일 프랑스 리용에서 열린 바이오비전(Biovision) BT산업 컨퍼런스에서 참석자들에게 행한 강연의 요지이다.

심지어 이날 맥킬롭 회장은 "제약산업에 대한 평판이 요즘처럼 낮았던 때는 없었다"며 "담배산업과 엇비슷한 수준"이라 견주기도 했다. 또 제약산업에 대한 평판이 이처럼 바닥권에 계속 머물러 있다면 정치적·사회적 차원에서 제약산업의 미래를 논할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어렵게 될 것이라며 깊은 우려감을 내비쳤다.

맥킬롭 회장의 이날 강연은 그가 지난 1999년 영국 제네카社와 스웨덴 아스트라社가 빅딜을 단행한 이후 아스트라제네카社를 오늘날과 같은 공룡기업으로 키워낸 장본인임을 상기할 때 한마디도 그냥 흘려보낼 수 없는 언급들.

또 이날 맥킬롭 회장이 언급한 내용들은 삼중고가 겹친 최근의 회사 내부사정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항응고제 '엑산타'(자이멜라가트란)의 FDA 허가가 지연되고 있고, 폐암 치료제 '이레사'(제피티닙)가 임상에서 기대에 부응치 못하는 결론이 도출되었으며, 콜레스테롤 저하제 '크레스토'(로수바스타틴)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현실 등이 바로 그것.

제약업계를 곤경에 빠뜨린 사유에 대해 맥킬롭 회장은 "영업·마케팅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라 풀이했다. 그 같은 현상은 유럽 제약업계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눈에 띄고 있으며, OTC와 제네릭 제품들의 공세도 심각한 위협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맥킬롭 회장은 덧붙이기도 했다.

규제로 일관하고 있는 약가와 급여문제에 대해서도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맥킬롭 회장은 특히 제약기업들의 수익성 저하로 인해 R&D 투자가 크게 위축되고, 혁신성이 고갈로 치닫고 있는 현실에 경계를 표시했다. 많은 사람들이 먹구름이 짙게 내리깔려 있는 제약업계의 미래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는 표현까지 구사했을 정도.

이 대목에서 맥킬롭 회장은 아스트라제네카가 전체 유럽 제약업계 R&D 투자비용의 10% 정도를 지출하고 있는 연구중심 제약기업임을 상기시켰다.

한편 이날 맥킬롭 회장은 뒷걸음질을 거듭하고 있는 유럽 제약산업에 대해서도 고언을 잊지 않았다. 미국은 물론이고 캐나다에 비해서도 R&D 투자가 떨어지고 있는 현실은 시급히 해결책을 강구해야 할 현안이라는 것. 미국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최대시장이다.

이와 관련, 유럽 제약산업은 지난 1990년까지만 하더라도 세계시장 점유율이 38%에 달해 북미 제약산업의 31%를 여유있게 추월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현재는 상황이 완전히 역전되어 지난 2003년의 경우 유럽은 31%로 뒷걸음질친 반면 북미는 49%로 발돋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R&D 투자규모도 북미에 비해 한해 900억 달러 정도까지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일본과 중국에도 뒤쳐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맥킬롭 회장은 "유럽 제약기업들이 혁신적인 신약을 신속하게 내놓을 것을 요구하는 현실에 북미의 경쟁자들만큼 발빠르게 적응하지 못했다"며 원인을 진단했다.

그러나 이날 맥킬롭 회장은 "어렴풋하게나마 희망의 조짐도 눈에 띄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 3세계의 발전과 인구의 노령화에 따라 각종 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데다 아직도 제때에 진단되지 못하거나 적절한 치료가 행해지지 못하는 질병들이 부지기수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미래를 어떻게 대비하는가에 따라 차후 제약업계 내부에서 승자와 패자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게 될 것이라고 맥킬롭 회장은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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