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 년째 글로벌 제약업계를 목타게 했던 신약 가뭄현상이 올해부터 서서히 해갈을 향한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앞다퉈 고개를 들고 있다.
유럽의약품감독국(EMEA)는 15일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허가신청서가 제출된 후보신약들의 숫자가 뚜렷한 증가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총 51건의 신약허가 신청서가 접수되어 2003년의 39건, 2002년의 31건을 적잖이 상회했다는 것.
EMEA는 또 올해의 경우 52건, 2006년에는 이 보다 많은 56건 정도의 신약허가 신청서가 제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세계 제약업계는 최근 2~3년간 신약 출현의 부진이 지속되어 왔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오늘날 제약산업이 한해 5,000억 달러대의 거대시장을 형성하고 있음에도 불구, 기존의 블록버스터 드럭들이 대거 특허만료된 이후에는 잠식된 매출을 커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어 왔던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이 같은 신약개발의 병목현상은 1990년대 말 이후 제약기업들의 R&D 투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서도 별다른 개선의 기미를 내보이지 못한 채 지속되었던 탓에 위기감의 확산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 최근의 분위기이다.
5년 전 인간게놈을 규명한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한때 획기적인 신약의 출현이 줄을 이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제시되었던 것도 실망감의 골이 더욱 깊이 파이게끔 했던 한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최근의 M&A 붐이 결과적으로 한창 진행 중이었던 신약개발 프로젝트 가운데 상당수가 그냥 사장(死藏)되거나, 추진이 지연되게 하는 부작용을 낳았다는 평가도 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제 전환점을 돌았다는 진단도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골드만 삭스社의 경우 지난해 말 "2005년에 새로 허가를 취득하는 신약의 숫자가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요지의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즉, 올해부터 오는 2008년까지 한해 평균 21개의 신약이 허가를 취득해 최근의 연평균 수치인 17개를 상회하리라는 것이 골드만 삭스측의 예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