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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22일 백악관의 브리핑이 열린 이후 임신기간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에 대한 우려감이 고조되기 시작한 반면 잠재적 자폐증 치료제의 일종인 류코보린 처방량은 크게 증가하면서 미국 전체적으로 보더라도 의사의 처방패턴에 급격한 변화(sharp changes)가 뒤따른 것으로 드러났다.
브리핑 이후 임신 중인 여성들의 아세트아미노펜 사용량은 크게(markedly) 감소한 가운데 소아들에 대한 류코보린 처방건수는 극적으로(dramatecally)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브라운대학 공중보건대학의 마이클 L. 바넷 교수(보건정책)와 하버드대학 의과대학의 제레미 새뮤얼 파우스트 교수(응급의학) 연구팀은 의학 학술지 ‘란셋’誌 온라인판에 5일 게재한 조사결과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백악관의 브리핑 후 파라세타몰과 류코보린의 사용실태 변화’이다.
파라세타몰(paracetamol)은 주로 영연방권 국가 등에서 아세트아미노펜을 지칭할 때 사용되고 있는 용어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백악관의 브리핑에 포함되었던 아세트아미노펜과 류코보린의 사용실태 변화가 주목할 만해 보인다면서도 이 같은 변화가 새로운 임상시험 자료가 확보되었거나 임신기간 중 공식적인 가이드라인의 개정이 부재한 가운데 나타난 것이라는 측면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바넷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가 내포하고 있는 중요한 부분은 이례적인(unconventional) 기자회견으로 인한 영향이 비단 환자들에게 국한되지 않고 나타났다는 점”이라면서 “의사들이 스스로에게 영향을 미쳤거나 환자들에 의한 압력의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바넷 교수와 파우스트 교수가 총괄한 연구팀은 대규모 전자 건강기록 데이터베이스를 의미하는 ‘코스모스’(Cosmos)에서 확보된 자료를 근거로 분석작업을 진행했다.
이 자료는 미국에서 총 1,600곳 이상의 병원과 3만7,000여곳의 의원들을 대상으로 수집된 정보를 포함한 것이었다.
연구팀은 이 자료에서 임신기간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이 소아의 자폐증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요지로 이루어졌던 백악관 브리핑 전‧후의 주간(週間) 처방경향을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과거의 처방패턴을 근거로 예상되는 처방패턴과 실제로 관찰된 처방패턴을 비교분석했다.
당시 브리핑에서는 활성화된 형태의 엽산(葉酸) 기반 의약품의 일종으로 일부 암과 대사계 질환들에 사용되고 있는 류코보린이 자폐증을 치료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을 것임이 시사된 바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류코보린은 자폐증과 관련한 소규모 임상시험이 이루어졌을 뿐 인데다 시험결과 또한 복잡하고 아직 예비적인 수준의 것에 불과했으며, 표준 자폐증 치료지침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과 FDA의 마틴 A. 매커리 최고책임자의 언급이 포함되었던 백악관 브리핑이 열린 이후 응급실에서 임신 중인 여성들의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실태를 보면 과거의 처방패턴을 근거로 연구팀이 예상한 수준에 비해 10% 정도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브리핑 이후 첫달의 경우 이 수치가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데다 3번째 주의 처방수치가 예상한 수준보다 20% 밑돈 것으로 집계되었을 정도.
이와 함께 5~17세 연령대 소아‧청소년 외래환자들의 류코보린 처방건수를 보면 백악관 브리핑 이후 과의 처방패턴을 근거로 연구팀이 예상한 수준에 비해 71% 정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할 만해 보였다.
게다가 브리핑 이후 첫달 동안에는 이 수치가 93%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두 번째 주에는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체 류코보린 처방건수의 72% 정도가 자폐증을 진단받은 소아들에게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들은 데이터에 포함된 전체 소아환자들 가운데 4%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공공보건 관련 커뮤니케이션의 영향이 광범위하게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높은 관심을 모은 연방정부의 메시지 전달이 임상 현장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환기시켰다.
바넷 교수는 “백악관 브리핑이 대단히 이례적인 방식으로 의료정보와 관련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한 사례여서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다수의 표준체킹이 무시됐다(bypassed)”고 꼬집었다.
이 같은 결과는 정치적 리더들이 입증자료의 변화가 부재한 가운데서도 의료와 관련한 행동을 어떻게 조종할 수 있는지를 뒷받침하는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넷 교수는 덧붙였다.
다만 연구팀은 연구설계의 한계성을 사유로 이번 분석이 백악관의 브리핑이 처방패턴 변경을 유발한 원인임을 직접적으로 입증한 것은 아니며, 백악관 브리핑의 결과로 환자들에게 보다 나은 또는 보다 좋지 않은 결과로 귀결되었는지 여부를 평가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언급했다.
그럼에도 불구, 이번 연구에서 관찰된 상관관계가 대단히 주목할 만한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응급의학 전문의인 파우스트 조교수는 “이번 연구결과가 내게 대단히 놀라운 것”이라면서 “품질높은 연구라고 하더라도 실제로 임상현장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으려면 수 년에서 수 십년까지 소요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백악관 브리핑 이후에는 하룻밤 사이에 그 같은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감스럽게도 그들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획기적인 발견(breakthroughs)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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