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제약산업 미국으로 엑소더스?... 배제 못해
EFPIA 회원사 최고경영자들..EU 집행위원장에 서한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4-10 06:00   수정 2025.04.10 13:14


 

“신속하고 근본적인 정책변화가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유럽 제약산업의 연구, 개발 및 제조 부문이 미국으로 엑소더스(exodus)를 단행할 가능성이 갈수록 고조될 것입니다.”

유럽 제약산업연맹(EFPIA)에 가입되어 있는 주요 제약사들의 최고경영자들이 8일 우르줄라 게르트루트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회 위원장 앞으로 엄중한 주의가 요망된다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해 주목되고 있다.

유럽 제약업계가 신속하고 근본적인 정책변화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연구, 개발 및 제조 부문의 상당부분이 미국으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서한은 유럽 제약산업연맹이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지난주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메이저 제약사 또는 중견 제약사 18곳이 답변해 온 내용을 근거로 작성됐다.

18곳 가운데는 노바티스社, 바이엘社 및 노보 노디스크社 등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르면 유럽 제약사들의 자본 투자액 가운데 85%에 해당하는 506억 유로와 연구‧개발비 투자액의 50%에 달하는 526억 유로(약 580억 달러) 상당이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금액은 유럽 제약사들이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2025~2029년 기간 동안 예정되어 있는 총 1,648억 유로 상당의 투자액을 근거로 산출된 것이다.

또한 유럽 제약사들은 앞으로 3개월 동안 진행할 투자 예정금액의 10%에 달하는 165억 유로(약 182억 달러)가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예측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한에서 유럽 주요 제약사들의 최고경영자들은 미국이 자본의 활용에서부터 지적재산권, 허가심사 소요기간, 혁신에 대한 보상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측면의 투자 지표가 유럽을 앞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관세 부과로 인해 초래된 위협에 뿌리를 둔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이제 유럽에서는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찾기 어려워진 상황이어서 미국으로의 이동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거센 파고를 차단하고 유럽 제약산업이 현상(現狀)을 유지하면서 더욱 발전할 수 있으려면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최고경영자들은 목소리를 모았다.

첫째, 매력적이고 가치를 중시하고 혁신을 보상하는 경쟁적인 EU시장이 형성되어 다른 경제권들과 공동보조를 취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요망했다.

둘째, 유럽의 지적재산권 관련규정을 약화시키기보다 강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셋째, 혁신에 도움을 주는 규제의 틀이 확립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주문했다.

넷째, 환경‧화학 관련규제에서 정책의 일관성을 확립해 유럽 각국에서 의약품 제조와 공급사슬의 탄력성이 확립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요청했다.

서한에서 유럽 주요 제약사 최고경영자들은 “혁신이 중요한 만큼 환자와 의료계, 유럽 경제 및 안보 또한 예외없이 중요하다”면서 “세계적인 수준의 제약 생태계에서 투자를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때”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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