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양성 대장염, 분(糞)위기 업되면 다시 돌아온다
일라이 릴리 설문조사..환자 84% “공중화장실 찾아 삼만리 경험”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4-10-24 06:00   수정 2024.10.24 06:01


 

지난해 10월 FDA로부터 궤양성 대장염(UC) 치료제 ‘옴보’(Omvoh: 미리키주맙)를 승인받았던 일라이 릴리가 16일 공개한 ‘긴박함에 관한 대화’(Urgent Conversations) 설문조사 결과가 곤혹스러움이 앞서게 하고 있다.

설문조사에 응한 일반응답자들의 60%가 공중화장실을 찾느라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경험이 있다고 한목소리를 낸 가운데 궤양성 대장염 환자 응답자들의 경우 84%가 같은 답변을 내놓았기 때문.

이 설문조사는 일라이 릴리가 시장조사‧컨설팅기관 아델피 리서치(Adelphi Research)에 의뢰해 미국에서 총 1,800명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지난 1월 온라인상에서 진행한 것이다.

설문조사 응답자들 가운데는 중등도에서 중증에 이르는 활동성 궤양성 대장염을 진단받은 환자 200명이 포함되어 있었다.

궤양성 대장염은 위장관 내부의 결장(結腸)과 직장(直腸)에 영향을 미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의 일종이어서 배변횟수의 증가, 직장 출혈 및 긴박변의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돌발적인 腸 운동을 수반하는 긴박변의는 다수의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이 가장 곤혹스러움을 느끼게 하는 증상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는 형편이다.

일라이 릴리社의 리차드 E. 모제스 글로벌‧미국 의학업무, 면역계‧위장관계 증상 담당대표는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이 간편한 공중화장실 접근성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가급적 외출을 피하기 위해 일상(daily routines)에 변화를 주고 있음이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새삼 입증됐다”고 말했다.

모제스 대표는 뒤이어 “일라이 릴리는 이처럼 환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직면하고 있는 도전요인들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평소 긴박변의 관련 긴급상황을 겪고 있는 환자들을 지원하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받은 제약사”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생물학적 제제들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이처럼 긴박하게 수반되는 증상들을 중요하게 감안해야 한다는 점 또한 유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이 일반인들보다 공중화장실을 훨씬 더 자주 이용하고 있지만, 정작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는 데 여러모로 어려움을 절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안타까움이 느껴지게 했다.

예를 들면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의 63%가 평소 공중화장실을 자주 이용하고 있거나, 외출할 때면 항상 이용하고 있다고 답해 일반응답자들의 38%를 크게 상회한 것.

청결한 공중화장실을 찾는 데 5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고 답한 비율을 보더라도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은 81%에 달해 일반응답자들의 73%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특히 전체 응답자들의 86%가 공중화장실이 부족한 현실에 문제가 있다는 데 입을 모은 가운데 43%는 “큰 문제” 또는 “아주 큰 문제”(very big problem)라고 꼬집어 시급한 개선의 필요성을 방증했다.

심지어 공중화장실이 가장 밀집되어 있는 지역에 거주하는 일반응답자들조차 전체의 절반 가량이 “공중화장실이 너무 적다”고 지적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은 화장실 관련 긴급상황을 경험한 횟수가 일반응답자들에 비해 최소한 3배 이상 높게 나타나 각각 42%와 13%의 응답률을 내보였다.

이 때문일까?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의 77%는 “성인이지만, 배변과 관련한 사고를 치른 경험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화장실 관련 긴급상황과 아슬아슬하게 분(糞)위기를 모면하는 일이 비단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의 전유물이 아닌 것으로 나타난 조사결과는 당혹감이 느껴지게 했다.

일반응답자들의 39%가 성인으로서 화장실 관련 긴급상황을 경험했다고 답한 데다 이들의 89%가 때마침 가까스로 공중화장실을 찾아 위기를 넘긴 경험이 있다고 토로했을 정도.

이밖에도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은 공중화장실 부족으로 인해 사회활동(social outings)에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나 보였다.

설문에 응한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의 61%가 사회활동에 제약이 따르고 있다고 답한 가운데 60%는 화장실 사용이 불편한 공공장소에 가야 했던 경험을 언급한 것.

79%의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은 이 때문에 항상 가까운 공중화장실의 위치를 유념해 두거나, 외출하기 전에 비상용 세면도구를 먼저 챙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에 소재한 마운트 시나이 의과대학‧아동병원의 말라 두빈스키 소아위장병내과 과장은 “설문조사 결과가 평소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로부터 익히 들었던 내용들을 상기시켜 준다”면서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은 평소 외출하기 전에 난로를 껐는지 여부를 이중점검하는 대신 가까운 화장실의 위치를 파악해 두고 비상용 세면도구를 챙기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다수의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은 공공장소에서 긴박변의와 관련한 사고를 치를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가급적이면 집안에 머무르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뉴욕에 본부를 둔 크론병‧대장염재단(CCF)의 마이클 오소 이사장은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이 공중화장실을 찾느라 적잖은 시간을 허비해야 하는 현실은 중대한 문제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같은 문제점은 비단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에게만 해당하는 얘기가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일반응답자들의 39%가 성인으로 화장실 이용과 관련한 사고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난 데다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의 경우 이 수치가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난 것은 간과해선 안 될 부분이라고 오소 이사장은 지적했다.

오소 이사장은 “청결하고 사용이 간편한 공중화장실에 대한 접근성은 단지 편의성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적인 인간의 욕구에 관한 것으로 주시되고 지지받아야 할 사안임을 이번 설문조사 결과가 뒷받침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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