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처방약 "반타작도 못한다"
전체 투여환자들의 30~50%에서만 약효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3-12-09 18:38   수정 2003.12.10 09:10
유럽 최대 제약기업의 한 고위관계자가 대부분의 처방약들이 모든 복용자들에게서 효과를 발휘하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영국 BBC뉴스가 8일 보도했다.

이날 BBC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에서 유전학 연구담당 부회장으로 재직 중인 앨런 D. 로지스 박사(사진)가 한 인터뷰에서 전체 처방약들 가운데 90% 이상이 투여환자들의 30~50%에서만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즉, 현재 발매되고 있는 각종 의약품들이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모든 이들에게서 예외없이 동등한 수준의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음을 강조했다는 것.

이 같은 발언은 로지스 박사가 유전학(genetics) 분야의 전문가임을 감안할 때 미래의 신약개발 전략이 이른바 '맞춤 의약품'(tailor drugs)에 주안점이 두어져야 할 것임을 지적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결국 첨단 유전학 기술을 신약개발 연구에 접목시킬 경우 특정한 의약품이 어떤 유형의 환자들에게서 보다 괄목할만한 수준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를 가늠할 수 있게 해 줄 것임을 강조하려 했다는 것이다.

BBC는 "실제로 로지스 박사는 어떤 환자에게 투여된 약물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임을 미리 예측할 수 있을 경우 비용부담이 적은 소규모의 임상시험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 말했다"고 상기시켰다.

이와 관련, 현재 제약기업들은 '기성복 스타일의 신약개발 정책'(one-drug-fits-all policy)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편 글락소는 지난 3~4일 마련했던 'R&D의 날'(The R&D Days) 행사를 통해 "한해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미래의 블록버스터 후보신약들을 20개 이상 연구 중에 있다"고 공개했었다.

이에 대해 영국 제약협회(ABPI)의 리차드 레이 대변인은 "로지스 박사의 언급은 신약개발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언급으로 사료된다"고 말했다. 따지고 보면 모든 의약품들이 누구에게나 효과적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라는 것.

레이 대변인은 "의약품 효용성·비용효율성 심사기구인 NICE와 정부도 이 같은 사실을 감안해 약무정책 및 행정을 집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신과 전문의 클리프 프라이어 박사는 "정신분열증 치료제들의 경우 환자에 따라 나타나는 효과가 천차만별의 양상을 보인다는 것은 이미 수 년전부터 인용되고 있는 사례"라며 "따라서 약물을 처방할 때 약물유전자학(pharmacogenetics)적 요인들이 항상 감안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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