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미드 DNA’(Plasmid DNA)란 세균 내부에서 유전체 DNA 이외에 나타날 수 있는 작은 고리형 DNA 염기서열을 말한다.
후천적인 유전정보를 암호화해 세균들이 항생제 내성을 나타낼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플라스미드는 제약업계에서 유전정보 및 DNA 염기서열을 증폭하기 위한 운반체 또는 수송체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와 관련,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社가 독일 중부도시 마르부르크에서 자사의 첫 번째 독자보유 플라스미드 DNA 제조시설을 완공했다고 2일 공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플라스미드 DNA가 전령 RNA(mRNA) 기반 백신, 치료제 또는 세포치료제 등을 제조할 때 중요한 시재료(starting material)로 사용되는 것이기 때문.
바이오엔테크 측은 새로운 제조시설에서 암과 감염성 질환 분야의 임상시험용 의약품 또는 상용제품 생산을 위한 플라스미드 DNA를 독자적으로 제조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곳 제조시설의 중요성을 감안했기 때문인듯, 이날 완공식에는 우구르 사힌 대표와 외즐렘 튀레치 최고 의학책임자 뿐 아니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까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바이오엔테크 측은 새로운 제조시설이 허가를 취득하고 가동에 들어가면 기존의 통상적인 플라스미드 DNA 수요의 대부분을 독자생산할 예정이다.
다만 일시적으로 수요가 폭주할 경우에는 제휴 공급선들을 통해 커버할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새로운 제조시설은 바이오엔테크가 항암제, ‘코로나19’ 백신 파이프라인 뿐 아니라 판데믹 준비태세의 구축을 위한 시재료를 생산할 때 유연성과 주도권을 강화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바이오엔테크 측은 새로운 제조시설이 다수의 임상시험용 의약품 및 상용제품들에 사용될 플라스미드 DNA의 신속한 생산주기(production cycles)와 공급일정 단축을 가능케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올라프 숄츠 총리는 “의료생명공학(medical biotechnology)이야말로 21세기의 핵심기술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재의 판데믹 상황이 의약품 혁신 및 제조의 허브 가운데 한곳으로 독일의 역량을 입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독일과 유럽이 갈수록 현지 가치사슬 구축에서 탄력성을 더해가고 있는 가운데 바이오엔테크가 진행하고 있는 투자는 대단한 희소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바이오엔테크社의 우구르 사힌 대표는 “우리가 지난 2020년 가을에 마르부르크 제조시설을 인수한 이래 제조용량과 제조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해 왔다”면서 “플라스미드 제조는 우리가 조만간 자체적으로 커버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mRNA의 제조에서 대단히 흥미롭고 중요한 한 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뒤이어 “우리가 마르부르크에서 다양한 임상시험용 의약품 DNA 기반 제품들을 생산하는 한편으로 맞춤 항암제들의 상용제품 제조를 준비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제조시설은 소규모 임상시험용 제조부문과 대규모 상용제품용 플라스미드 DNA 제조부문 등 2곳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임상시험용 제조부문 공장은 이미 지난해 8월부터 가동되고 있다.
현재 바이오엔테크 측은 이곳에서 ‘BNT111’을 비롯한 자사의 픽스백(FixVac) 플랫폼 제품 후보물질들을 위한 플라스미드를 제조하고 있다.
바이오엔테크 측은 연간 수 억 용량 분량의 백신 또는 치료제를 생산하는 데 사용될 mRNA을 제조할 때 시재료로 이용될 수 있는 플라스미드 DNA의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상용화 공장의 경우 허가취득을 거쳐 올해 말까지는 가동이 개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바이오엔테크 측은 새로운 제조시설을 구축하는 데 약 4,000만 유로를 투자했다.
한편 바이오엔테크의 마르부르크 공장은 유럽 최대의 mRNA 기반 백신 제조시설 가운데 한곳으로 손꼽히고 있다.
장기적인 개발계획의 일환으로 바이오엔테크 측은 현지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면서 최근 2년 동안에만 재직자 수를 2배 이상 늘려 현재 인원 수가 700명선에 달하고 있다.
이곳 마르부르크 공장에서 생산된 플라스미드 DNA는 세계 각국에서 임상시험용 또는 상용화용 mRNA 기반 제품 및 세포 기반 제품들을 생산하는 기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바이오엔테크 측의 복안이다.
현재 바이오엔테크는 총 26건의 임상시험을 통해 22개 제품 후보물질들에 대한 평가를 진행 중이다.
임상시험은 독일, 스페인, 벨기에, 영국 및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30여개국에서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