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령 항알러지제의 경우 30정 단위로, 항생제는 10일분으로..."
FDA가 제약업체들로 하여금 소포장 덕용포장으로 제품을 공급토록 하는 방식을 통해 가짜 처방약의 유포를 억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FDA는 지난 2일 공개한 40페이지 분량의 중간보고서에서 "현재로선 가짜약 문제를 일시에 척결할 수 있는 단 한알짜리 마법의 탄환(single magic bullet)은 없다"며 최근 일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미국의 의약품 공급체계에 대한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FDA의 마크 맥클레란 커미셔너는 중간보고서의 내용을 브리핑하는 기자회견 석상에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최고 수준의 의약품 공급체계를 갖추고 있는 미국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한 대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또 "오는 15일 가짜약 문제와 관련한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최종보고서는 내년 초 무렵이면 완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현재 미국에서는 가짜약들의 제조방법이 갈수록 정교해지면서 전문가들과 관계당국조차 정품과 식별이 어려운 제품들이 쏟아져 나와 환자들에게 팔려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 가짜약의 제조가 조직적인 범죄집단과 연루된 사례들이나 불법적으로 수입되어 오던 중 적발된 케이스 등도 일부 드러나고 있을 정도.
이번에 공개된 중간보고서는 최첨단 무선 주파수를 방출하는 인식표를 겉포장에 부착하는 방식에서부터 공급 감시체계의 강화, 신속한 정보전달체계의 확립 등 시장에서 가짜약을 퇴출시키기 위한 방안들을 담고 있다.
특히 중간보고서는 각각의 처방약에 따라 필요한 분량만큼 개별적으로 소량포장한 뒤 공급하는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주요 병원에서 사용되는 처방약들을 대상으로 전체 물량의 20% 정도가 개별적으로 소포장되어 공급되고 있다. 이 같은 방식은 유럽에서는 이미 일반화되어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美 제약협회(PhRMA)는 "이번에 FDA가 제안한 방식은 일부 처방약들의 경우 실효성이 없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PhRMA의 앨런 골드해머 부회장은 "항생제들의 경우 대체로 제품에 따라 복용기간이 제각각이어서 10일분 소포장 형태로 공급하기엔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항생제들은 경우에 따라 7일 동안 계속 복용해야 하는 제품이 있는가 하면 14일분, 21일분 등 사용량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라는 것.
덕용포장 방식은 또 소아 연령층의 사용을 차단하면서 고령자층에게만 제한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하는 데도 문제를 노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골드해머 부회장은 덧붙였다.
한편 이번 중간보고서는 FDA가 최근들어 가짜약 또는 조악한 품질의 처방약들이 시중에 공급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 주목하고 작성해 공개한 것이다.
맥클레란 커미셔너는 "문제가 있는 제품들은 전체의 1% 미만이어서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면서도 "FDA는 가짜약에 대한 관심과 주의환기가 필요하다고 보고, 이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는 맹물이 주입된 유리병에 빈혈약 '프로크리트'라는 상표가 부착되어 시중에 나돈 사례가 적발되었는가 하면 정신분열증 치료제 '자이프렉사'의 일부 공급분에서 정작 내용물은 아스피린으로 채워진 사례도 발견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여름에는 콜레스테롤 저하제 '리피토'의 가짜약 20만병이 회수조치되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