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 류머티스제 필고티닙 갈라파고스화?
FDA 허가신청 접기로..갈라파고스社에 EU 전권 인계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0-12-17 14:39   
한 시장만을 염두에 둔 표준과 규격을 적용한 나머지 글로벌 마켓에서 고립되는 현상을 일러 ‘갈라파고스화(化)’ 또는 ‘갈라파고스 증후군’이라 부른다.

길리어드 사이언스社 및 벨기에 생명공학기업 갈라파고스社(Galapagos N.V.)가 활동성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자이셀레카’(Jyseleca: 필고티닙)의 개발‧발매와 관련한 양사의 제휴내용 가운데 일부를 개정키로 합의했다고 15일 공표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발표는 지난 8월 허가신청 건이 반려되면서 제기되었던 부분들과 관련해 FDA와 회의를 가진 후 나온 것이다.

양사에 따르면 길리어드 사이언스 측은 FDA의 허가신청 심사절차와 회의를 통해 통보받은 내용을 근거해 미국에서 ‘자이셀레카’를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허가를 신청할 계획을 접기로 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 및 갈라파고스 양사는 ‘자이셀레카’ 200mg 용량의 임상 프로필에 대한 믿음을 유지하고 있지만, 길리어드 사이언스 측이 상당기간 추가로 임상시험을 진행하지 않는 한 미국시장에서 ‘자이셀레카’ 200mg 제제가 경쟁력을 확보하거나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허가를 취득할 개연성이 낮다고 보고 FDA에 승인신청서를 제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것.

개정된 합의내용에 따라 갈라파고스 측은 유럽시장에서 ‘자이셀레카’를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발매할 독자적 전권을 갖기로 했다. 전권이 완전히 이양되는 시점은 오는 2022년 1월 1일이다.

중등도에서 중증에 이르는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100mg 및 200mg 제제의 독자적 발매 뿐 아니라 미래의 적응증 추가 부분까지 유럽시장에서 갈라파고스 측이 단독진행키로 한 것.

이 같은 내용의 유럽시장 권한 변경과 관련해 갈라파고스 측은 길리어드 사이언스社로부터 1억6,000만 유로(2021년 1억1000만 유로+2022년 5,000만 유로) 이외에 플러스 알파를 지급받기로 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 측의 경우 ‘자이셀레카’의 유럽시장 매출액에서 로열티를 받기로 했다.

양사의 합의는 갈라파고스 측이 유럽시장 발매를 맡기로 한 내용을 포함한 양사의 10개년 연구‧개발 제휴 합의와 별개로 영업전략의 신속한 이행을 위해 도출된 것이다.

이에 따라 ‘자이셀레카’의 허가신청 권한을 포함한 전권이 단계적으로 갈라파고스 측에 인계되게 됐다. 유럽시장에서 ‘자이셀레카’의 발매 지원활동과 관련한 대부분은 내년 말까지 갈라파고스 측에 넘여질 전망이다.

새로운 영업모델에 따라 길리어드 사이언스 측은 유럽시장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서 ‘자이셀레카’의 발매‧마케팅 권한을 유지키로 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 측이 권한을 갖기로 한 국가들 가운데는 최근 ‘자이셀레카’가 허가를 취득함에 따라 에자이社와 코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는 일본시장이 포함되어 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社의 대니얼 오데이 회장은 “우리는 여전히 ‘자이셀레카’의 임상 프로필을 볼 때 수많은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지만, 미국에서 이 적응증으로 허가를 취득하기 위한 절차를 밟지 않기로 했다”며 “새로운 맥락에서 길리어드 사이언스 및 갈라파고스 양사는 갈라파고스 측이 유럽시장 발매를 강력하게 추진하는 것이 의미있는 일이라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뒤이어 “갈라파고스 측과 체결한 전략적 제휴를 통해 앞으로 우리는 염증성 질환 분야에서 새롭고 중요한 치료제들을 다수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갈라파고스社의 온노 판 드 스톨페 대표는 “발매에 들어간 유럽시장에서 ‘자이셀레카’가 이미 새롭고 중요한 치료대안으로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들의 삶을 바꿔놓고 있다”면서 “FDA와 가진 회의에서 나온 결과를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길리어드 사이언스 측과 협력관계를 지속하면서도 유럽시장에서 영업활동을 우리가 주도하게 된 부분은 고무적”이라고 피력했다.

스톨페 대표는 “이에 따라 갈라파고스는 ‘자이셀레카’를 발매하기 위해 구축한 영업조직을 십분 활용해 나갈 것”이라며 “이번 합의는 염증 및 섬유증 분야에서 유럽 굴지의 생명공학기업으로 발돋움하고자 갈라파고스가 지속하고 있는 여정에서 중요하고도 새로운 장(章)이 열렸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