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가 얘기하는 의약품과 여성 “허스토리”
내열성 카베토신 개발로 산후 과다출혈 사망위험 급감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8-07-06 06:23   수정 2018.07.06 06:43

“한 의약품의 새로운 개량제형이 중‧저소득 국가에서 출산 후 과다출혈로 인해 사망할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었던 수많은 여성들의 생명을 구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총괄한 가운데 ‘MDS 포 머더스’(MSD for Mothers) 및 스위스 제약기업 페링 파마슈티컬스社와 함께 진행한 ‘CHAMPION 시험’(Carbetocin HAeMorrhage PreventION)의 결과와 관련해 내놓은 WHO의 언급이다.

이 시험결과는 ‘자연분만 후 출혈을 예방하는 데 나타낸 내열성 카베토신 및 옥시토신의 효능 비교평가’ 제목의 보고서로 지난달 27일 의학저널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에 게재됐다.

‘MSD 포 머더스’는 여성들이 임신과 출산 중 사망하지 않는 건강한 세계를 만들기 위해 머크&컴퍼니社가 10년 동안 5억 달러를 투자해 진행하고 있는 플랜이다.

이와 관련, 현재 WHO는 출산 후 과다출혈을 예방하기 위한 1차 약제로 옥시토신을 권고하고 있다.

문제는 옥시토신이 섭씨 2~8도의 서늘한 온도에서 보관하고 운송되어야 하는 약물인 까닭에 상당수 국가에서 조건을 충족시키기 어렵고, 이 때문에 많은 수의 여성들이 생명을 구해줄 이 약물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WHO는 지적했다.

설령 옥시토신을 구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고온 노출로 인해 이미 효과가 떨어진 상태일 수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주목되는 것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에 게재된 보고서에서 언급된 대안격 약물인 내열성 카베토신이다.

WHO는 내열성 카베토신이 출산 후 출혈을 예방하는 데 나타내는 효능 및 안전성이 옥시토신에 비견할 만한 데다 이 카베토신의 개량제형이 냉장보관을 필요로 하지 않으므로 섭씨 30도의 온도와 75%의 습도 조건에서 최소한 3년 동안 효능을 유지한다는 장점을 내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테드로스 애드해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모자(母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우리의 역량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 줄 내열성 카베토신의 개발이야말로 대단히 고무적인 뉴스였다”고 말했다.

WHO는 해마다 70,000여명의 여성들이 산후 출혈로 인해 사망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신생아들도 생후 1개월 이내에 사망할 위험성이 증가하고 있는 형편임을 상기시켰다.

‘CHAMPION 시험’은 10개국에서 자연분만을 택한 총 30,000명 가까운 여성들을 대상으로 수행되어 관련 연구로는 최대 규모의 임상시험례이다. 10개국은 아르헨티나, 이집트, 인도, 케냐, 나이지리아, 싱가포르, 남아프리카공화국, 태국, 우간다 및 영국 등이었다.

시험에 참여한 개별여성들은 무작위 분류를 거쳐 각각 내열성 카베토신 또는 옥시토신을 출산 직후에 1회 투여받았다.

그 결과 내열성 카베토신과 옥시토신은 출산 후 과다출혈을 예방하는 데 동등한 수준의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시험에 사용된 두 약물은 옥시토신의 효과가 최대로 나타나는 데 필요한 온도에서 보관된 것이었다.

바꿔 말하면 이 시험은 옥시토신의 고온 노출로 인해 약효가 저하되었을 실제상황에서 기대할 수 있었던 내열성 카베토신의 효용성을 평가절하한 것일 수 있었다는 의미라고 WHO는 풀이했다.

WHO 생식건강‧조사국의 메틴 퀼메조글루 박사는 “고온과 높은 습도에서도 약효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산후 출혈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약물이 개발된 것은 냉장시설을 갖추기 어려운 국가에서 아기를 출산해야 하는 수많은 여성들에게 대단한 희소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에 따라 차후의 과제는 각국별로 심사절차를 거쳐 허가관문을 통과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WHO는 내열성 카베토신을 산후 출혈 예방제로 사용토록 권고하는 방안을 가이드라인 성안그룹Guideline Eelopmnt Group)에 의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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