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고소득 국가에서조차 우울증 환자들 가운데 전체의 50%에 가까운 이들이 치료를 받지 않은 채 증상을 방치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오는 7일 ‘우울증: 이야기 합시다’(Depression: let’s talk) 연중 캠페인 착수를 앞두고 지난달 30일 취지를 공개하면서 내놓은 언급이다.
이날 WHO에 따르면 현재 세계 각국의 우울증 환자 수는 3억명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 가운데 지난 2005~2015년 기간 동안 환자 수가 18%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캠페인 착수의 필요성을 방증했다.
더욱이 각종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들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데다 수치심(stigma)으로 인해 다수의 환자들이 건강하고 생산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로 하는 치료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 WHO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캠페인은 각국에서 보다 많은 수의 우울증 환자들이 도움을 받고 치료에 임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목표가 두어졌다.
WHO의 마가렛 챈 사무총장은 “오늘 공개된 몇가지 통계자료들이야말로 정신질환을 대하는 자세와 함께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할 시급한 필요성을 세계 각국에 환기시키는 기상나팔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WHO는 캠페인 착수의 첫걸음이 우울증에 대한 편견과 환자들에 대한 차별에 대응하는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WHO 정신건강‧약물남용국의 셰크하르 삭세나 국장은 “정신질환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느끼는 수치심이 착수를 앞둔 캠페인의 명칭을 정한 이유”라며 “우울증 환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그들이 신뢰하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일이 증상을 치료하고 회복으로 이끄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에 따라 WHO는 우울증 치료를 위한 투자확대가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럼에도 불구, 상당수 국가에서 정신장애 환자들을 위한 지원책이 전무하거나 매우 미미한 것이 현실이라며 WHO는 문제를 제기했다.
평균적으로 볼 때 저소득 국가들의 경우 눈에 띄는 1% 이하에서부터 고소득 국가들의 5%대에 이르기까지 각국 보건예산의 3% 남짓한 금액이 정신건강에 투자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WHO는 정신건강에 대한 투자가 경제적으로 보더라도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예를 들면 우울증 및 불안장애를 치료하기 위한 투자액을 1달러 늘릴 때마다 4달러가 건강 및 노동력 향상이라는 성과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단언이다.
우울증을 치료하는 방법들과 관련, WHO는 항우울제 약물치료 및 심리치료(talking therapy)와 함께 이들 두가지를 병행하는 요법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울증 치료가 적절하게 수반되지 못할 경우 결과적으로 엄청난 비용부담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점을 짚고 넘어갔다.
WHO가 자체적으로 진행한 한 조사결과를 보면 2016년부터 2030년에 이르는 15년 기간 동안 36개 저소득, 중간소득 및 고소득 국가에서 우울증과 불안장애 증상에 대한 낮은 인식도와 저조한 치료 접근성이 개선되지 못할 경우 매년 1조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이 초래될 것으로 추정되었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이 같은 손실은 가계 뿐 아니라 기업과 정부에서도 예외없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족구성원이 근로활동을 할 수 없어 가계소득이 줄어들고, 생산성 저하 및 결손으로 인해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으며, 정부 또한 과도한 보건‧복지비용 지출증가로 가위눌리게 될 것임은 오십보백보라는 의미이다.
이밖에도 WHO는 우울증과 각종 비 감염성 질환과의 밀접한 상관관계에 주목했다.
우울증이 약물중독 뿐 아니라 당뇨병, 심장병과 같은 질병들의 유병률을 높일 수 있는 데다 반대로 약물중독, 당뇨병 및 심장병 등이 우울증을 동반할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삭세나 국장은 “우울증이 손꼽히는 자살 위험요인이기도 하다”며 “우울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 이제 막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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