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SK9 저해제,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처방전 50~70% 안팎 반려되고 35% 폐기되고..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7-03-22 12:25   

이상지질혈증을 치료하는 새로운 계열의 약물로 최근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는 약물이 프로-단백질 전환효소 서브틸리신/켁신 9형(PCSK9) 저해제이다.

하지만 ‘레파타’(Repatha: 에볼로쿠맙)를 비롯한 PCSK9 저해제의 사용이 적합한 환자들에게 발급된 처방전 가운데 상당수가 급여심사 과정에서 반려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2건의 조사결과가 19일 암젠社에 의해 공개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욱이 이번에 공개된 2건의 조사내용 가운데 1건에서 처방전이 수용된 환자들과 반려된 환자들 사이에 유의할 만한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 환자관리에 참조해야 할 임상기준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암젠측은 이 같은 조사결과가 17~19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국 심장병학회(ACC) 제 66차 연례 사이언티픽 세션에서 공개됐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조사를 총괄한 듀크대학 임상연구소의 앤 마리 나바 조교수는 “적절하게 사용되어야 할 PCSK9 저해제들의 처방전이 높은 빈도로 거부되고 있는 반면 낮은 빈도로 수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해당약물을 건네받아 사용했을 경우 참으로 괄목할 만한 효과를 볼 수 있었을 환자들에게 접근성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그는 뒤이어 “이번 연구결과가 약가에서부터 약제비 지급, 급여 및 심사절차에 이르기까지 각종 신약의 접근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들에 대해 보다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임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이번에 공개된 한 연구사례의 경우 PCSK9 저해제 처방전이 신규로 발급된 4만5,029건을 분석한 결과 평균 79.2%가 민간보험 뿐 아니라 의료보장(Medicare) 채널에서도 일차적으로 반려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52.8%는 최종적으로 반려된 것으로 나타나 처방전을 발급받았던 환자들에게 급여혜택이 끝내 주어지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34.7%의 처방전은 환자에 의해 버려진 것으로 조사됐다.

처방전이 최종적으로 반려된 비율은 사보험의 경우 71.2%에 달한 가운데 공보험에서는 40.0%가 비토되어 채널에 따라 상당한 격차가 눈에 띄었다.

이 같은 분석결과는 처방전이 수용 또는 반려되는 과정에서 환자별 특성은 감안되지 않은 것이다.

가족형 고지혈증재단의 캐서린 윌리먼 회장은 “가족형 고지혈증 환자들의 경우 인생의 황금기에 심근경색에 직면할 위험성이 높다”며 “PCSK9 저해제들이 가족형 고지혈증 환자들을 위해 개발되고 허가가 이루어진 약물임에도 불구, 아직도 유전적 조건상 사용이 적합한 환자들에게조차 높은 빈도로 반려되고 있는 형편”이라는 말로 문제점을 지적했다.

윌리먼 회장은 “의료계의 모든 관계자들이 최적의 환자들에게 최적의 치료제들이 제공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지적이 나올 만도 한 것이 이번에 공개된 두 번째 조사에서도 PCSK9 저해제 신규발급 처방전 4만4,234건 가운데 83%가 일차적으로 반려된 데다 57%는 최종적으로 반려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적으로 반려된 비율은 사보험에서 69.5%에 달해 의료보장 채널의 42.3%에 비해 높은 수치를 보였다.

게다가 첫 번째 조사결과와 마찬가지로 두 번째 조사결과에서도 처방전이 수용된 환자들과 반려된 환자들에게서 별다른 차이가 도출되지 않았다. 스타틴 계열 약물사용도, 사용된 스타틴系 약물들의 용량, ‘제티아’(에제티미브) 사용 여부 또는 항혈소판제를 포함한 병용약물 사용전력 등이 거기서 거기였다는 의미이다.

미국 예방심장병학회(ASPC) 회장이자 두 번째 조사를 총괄한 학자인 세트 바움 박사는 “처방전이 수용된 환자들과 반려된 환자들의 임상적 특성이 대동소이하게 나타났다는 것은 심사과정이 일관되지 못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무엇보다 바움 박사는 “이 같은 문제점이 개선되지 못할 경우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하기 어려워 위험도가 높은 죽상경화성 심혈관계 질환(ASCVD) 환자들과 가족형 고지혈증 환자들에게 건네진 PCSK9 저해제 처방전이 앞으로도 계속 반려되거나 접근성 확보가 지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PCSK9 저해제들은 중요하고 발매를 허가받은 치료대안의 하나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스타틴系 약물들이나 다른 콜레스테롤 저하제들로 치료를 진행했음에도 불구,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가 70mg/dL 이상을 유지해 조절이 어려운 죽상경화성 심혈관계 질환 및 가족형 고지혈증은 미국 내 환자 수만 약 1,100만명에 달할 것이라 추정되고 있다.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레파타’가 적정하게 사용되었을 경우 미국에서 지난해 한해 동안에만 최소한 10만건의 심근경색 및 뇌졸중 발생사례들이 예방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암젠측이 이날 조사결과를 공개하면서 제시한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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