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OTC 항알러지제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실험용 쥐들에게서 바이러스의 활성을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놀라움이 앞서게 하고 있다.
여기서 언급된 OTC 항알러지제는 클로르사이클리진(chlorcyclizine)을 지칭한 것이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 산하 국립당뇨병‧소화기계‧신장질환연구소(NIDDK)의 T. 제이크 리앙 박사 연구팀은 ‘사이언스 병진의학’誌(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8일자 최신호에 게재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항히스타민제 클로르사이클리진 및 관련약물들을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증을 치료하는 목적으로 전용했을 때 나타난 효과’이다.
이와 관련, C형 간염 바이러스(HCV)는 간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을 뿐 아니라 간경변을 비롯한 중증 합병증으로 전이되는 경우도 빈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기진단을 통해 간 손상을 예방할 수는 있지만, C형 간염 치료제들이 워낙 엄청난 고가여서 웬만해선 치료를 엄두내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지적되어 왔던 형편이다.
리앙 박사는 “C형 간염이 치료가 가능하지만, 효과적이면서 가격이 적정한(affordable) 약물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 같은 측면에서 볼 때 클로르사이클리진은 자칫 치명적일 수 있는 C형 간염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리앙 박사는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의 연구팀은 사람의 간세포로 침입한 C형 간염 바이러스를 실험용 쥐들에게 이식하는 방식으로 이번 실험을 진행했었다. 이를 통해 클로르사이클리진이 감염 초기에 C형 간염 바이러스의 활성을 억제했음을 관찰할 수 있었던 것.
더욱이 클로르사이클리진을 투여한 실험용 쥐들에게서 별다른 부작용이 눈에 띄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 참여했던 NIH 산하 국립병진의학연구소(NCATS)의 안톤 시메오노프 소장 직무대행은 “혁신적인 고효율 스크리닝 공정을 사용해 클로르사이클리진이 C형 간염 억제제로 사용될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클로르사이클리진이 이미 허가를 취득한 약물이어서 후속개발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실제로 연구팀은 클로르사이클리진이 C형 간염 환자들에게 나타내는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클로르사이클리진은 알러지 치료제로 발매되고 있다.
하지만 리앙 박사는 “아직 안전성과 효능이 충분히 입증되기 전이므로 클로르사이클리진을 C형 간염 치료용도로 사용해선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 NIDDK의 그리핀 P. 로저스 소장은 “클로르사이클리진이 C형 간염이 창궐하고 있는 빈국들을 중심으로 저렴한 치료대안으로 각광받을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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