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약국 소유·경영권 약사 제한 정당 판결
유럽 사법재판소 결정 체인약국업체들에 영향 전망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9-05-22 18:10   수정 2009.05.25 13:40

“유럽 각국은 약국의 소유권과 경영권 보유자격을 약사로 제한하는 것이 정당하다.”

유럽연합(EU) 공동의 사법기관으로 룩셈부르크에 소재해 있는 유럽 사법재판소(ECoJ)가 비 약사의 약국 소유권 및 경영권 보유자격을 제한하는 것이 옳다는 요지의 판결을 지난 19일 내려 유럽 각국의 체인약국업체들에게 파장이 미칠 전망이다.

이날 유럽 사법재판소의 판결은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각각 진행되었던 소송과 관련해 일괄판정의 형태로 나온 것이다. 유럽 사법재판소가 심리를 진행해 온 이 소송은 개별 해당국가에서 약국의 소유권 및 경영권을 약사로 제한하고 있는 법 규정이 유럽연합법에 위배되는 것인지 여부를 가늠하기 위한 상급심으로 진행되어 왔다.

무엇보다 영국의 얼라이언스 부츠社(Alliance Boots)와 독일 첼레시오社(Celesio) 등 유럽 전역으로 사업확대를 모색해 왔던 메이저 약국체인업체들은 유럽 사법재판소의 판결을 학수고대해 왔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유럽 사법재판소의 판결이 나오자 첼레시오社는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급락하는 직격탄을 피해가지 못했다. 첼레시오社는 네덜란드의 저가의약품 공급업체이자 유럽 최초의 택배(mail-order) 약국으로 꼽히는 독모리스社(DocMorris)의 모회사.

독모리스社는 지난 2006년 독일의 광업지대에 소재한 도시 자르브뤼켄에 저가약국 개설을 추진하면서부터 법적다툼을 전개해 왔다. 현지 약사단체들이 소송을 제기하자 독일 남서부 석탄산지인 자를란트 소재 행정법원이 약사에 한해 약국을 소유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놓았고, 이와 관련한 상급심이 유럽 사법재판소에서 개시되었던 것.

또 비 약사의 약국개설을 불허하고 있는 이탈리아가 유럽연합법에 명시된 의무를 불이행한 것인지 여부를 판정해 줄 것을 유럽 집행위원회가 유럽 사법재판소에 요청하면서 별도의 소송이 진행되어 왔다.

이와 관련, 유럽 사법재판소의 이번 판결은 한마디로 약국 및 의약품시장은 개방의 폭에 제한이 따를 수 밖에 없다는 유권해석을 근간으로 나온 것이라 풀이되고 있다. 의약품의 본질상 다른 일반상품들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 게다가 약사가 약국을 경영하는 것은 순전히 영리상의 목적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감안되어야 할 것이라고 유럽 사법재판소는 지적했다.

유럽 사법재판소는 “비 약사의 약국 소유권 및 경영권을 배제하는 것이 창업(establishment)의 자유와 자유로운 자본이동을 제한하는 측면은 분명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 약사의 약국경영이 인정되면 공중보건에 위해를 미칠 가능성이 큰 만큼 그 같은 제한조치는 정당한 것”이라고 못박았다.

따라서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비 약사의 약국 소유권 및 경영권을 제한한 것은 옳다는 것이 유럽 사법재판소의 결론이다. 다만 이번 판결이 EU 25개 회원국 전체에서 비 약사의 약국 소유권 및 경영권 제한이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유럽 사법재판소는 “EU 회원국들은 내재되어 있던 위험성이 실제의 현실로 나타날 때까지 지체할 것이 아니라 적절한 대비책을 미리 강구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며 발빠른 조치를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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