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 정부와 정책입안자들은 현재의 금융위기를 보건의료 시스템이 21세기형으로 전환하는 절호의 기회로 승화시켜야 할 것이다. 제약‧의료 부문에서 지출(expenditure)을 감축하는 또 다른 구실로 이용하는 愚를 범해선 안된다.”
바이엘 그룹 헬스케어 부문의 아르투르 J. 히긴스 회장이 지난 14일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유럽 제약산업연맹(EFPIA) 연차총회에서 강조한 말이다.
이 같은 발언은 글로벌 보건의료시장이 불과 몇 달 사이에 크게 위축되는 경향이 완연히 눈에 띄면서 제약업계의 경쟁력 제고 및 미래를 위한 R&D 투자는 물론 각종 신약에 대한 환자들의 접근권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볼륨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히긴스 회장은 현재 유럽 내 31개국 제약업계 대표단체와 44개 메이저 제약기업들이 정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유럽 전역의 총 2,200여개에 달하는 제약기업 전체를 대변하는 단체인 EFPIA의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제약 CEO이다.
이날 총회에서 히긴스 회장은 “각국 경제의 위축과 실업률 상승, 국가채무 규모의 확대 등 어려운 현실을 배경으로 의료 및 혁신 부문에 투자되어야 할 재원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위험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유럽인들의 건강‧복지를 근시안적인 사고에서 접근할 경우 그 여파는 지금의 불황이 끝난 이후에도 오랜 기간동안 짙은 그늘을 드리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이날 히긴스 회장은 첨단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향하는 유럽 보건의료 시스템 창출을 촉진할 5가지 목표(framework)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의료 부문의 재원조달과 의료전달 체제의 효율성 제고, 법적‧정책적 환경의 개선, 보다 혁신-친화적인 시장 조성, 질병 예방‧통제를 위한 새롭고 총체적 대안 마련, 건강 및 웰빙과 관련한 환자들 자신의 책임감 강화 등이 바로 그것.
무엇보다 지금의 위기상황에서 유럽이 경쟁력을 증대하기 위해서는 제약산업과 같이 강력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에 대한 의존도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히긴스 회장은 강조했다. 유럽인들이 건강을 누릴 때 경제발전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며, 의료‧제약 부문에 대한 투자는 유럽경제의 추를 성장 쪽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는 밑거름으로 작용하리라는 것.
이와 관련, 히긴스 회장은 유럽의 제약산업이 EU 전체 제조업의 3.5%와 글로벌 R&D의 19.2% 등을 점유하면서 유럽대륙 전체의 무역수지 흑자에 기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총 63만5,000여명을 직접적으로 고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250만여명을 간접적으로 고용하고 있는 중추산업이라고 덧붙였다.
히긴스 회장은 “지금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마인드가 아니라 과감하고 창의적인 사고로 보건의료와 경제가 서로 밀접히 연관되어 있음을 인식하고, 미래를 위해 제약산업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