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넨테크社의 항암제 ‘아바스틴’(트라스투주맙)은 뛰어난 약효로 환자들에게 어필하고 있지만, 약값으로만 한해 최대 10만 달러에 달하는 지출을 감수해야 하는 ‘돈먹는 하마’이기도 하다.
임클론 시스템스社의 ‘얼비툭스’(세툭시맙) 또한 월 10,000달러 안팎의 약값 지출을 각오해야 하는 항암제. ‘얼비툭스’는 지난해 13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던 블록버스터 드럭이다.
일라이 릴리社가 힘겨운 줄다리기 끝에 이달 초 임클론 시스템스社에 65억 달러라는 엄청난 금액을 아낌없이 건네주기로 하고 인수에 합의한 사유를 짐작케 하는 대목들이다.
화이자社의 경우 심부전, 비만, 고지혈증, 골다공증 등 달러박스 치료제들에 대한 연구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항암제를 비롯한 6개 분야를 핵심타깃으로 겨냥해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전개하겠다는 ‘R&D 파트의 재구성’ 청사진을 지난달 말 발표했다. 이와는 별도로 화이자社는 임클론 시스템스社를 인수할 후보자로도 한 동안 이름이 거론된 바 있다.
메이저 제약기업들이 항암제 부문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저마다 ‘癌스트롱 메이커’로의 발돋움에 전력투구하는 모습이 최근 역력히 눈에 띄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각국 정부는 워낙 엄청난 약제비 지출을 필요로 하는 항암제들의 약가를 통제하는데 혼신의 힘을 쏟고 있어 ‘동상이몽’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다.
로슈社가 영국의 의약품 효용성 심사기구인 국립임상연구소(NICE: 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 Clinical Excellence)의 완강한 주문을 수용해 최근 폐암 치료제 ‘타쎄바’(에를로티닙)의 4개월분 약가를 1,200달러 낮춰 10,830달러로 하향조정한 것은 단적인 사례.
‘얼비툭스’만 하더라도 북미시장 마케팅권을 보유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가 지난 봄 캐나다 정부의 주문을 수용해 약가를 일부 하향조정해야 했다.
실제로 각국 정부는 생존기간을 수 개월 연장하기 위해 엄청난 추가부담을 감수할 수 없다는 논리로 완강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령 생명을 6개월 연장하기 위해 10만 달러를 지출하도록 놔둘 수는 없다는 것.
이와 관련, 사실 2000년대 이전까지 메이저 제약기업들에게 항암제는 심혈관계 치료제나 항우울제, 항당뇨제, 항고혈압제 등 기존의 핵심제품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개발에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데다 실패로 귀결될 확률도 훨씬 높았던 탓.
지금까지 항암제가 소규모 BT 메이커들의 전유물(?)이 되다시피 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기존 핵심제품들의 특허가 이미 만료되었거나, 종료시점이 임박한 가운데 후속신약의 개발은 차질을 빚고 있다는 공통의 고민거리를 안고 있는 메이저 제약기업들에게 어느덧 항암제 부문은 적극적인 포용의 대상으로 부각되기에 이른 분위기이다.
또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FDA가 안전성 문제 등의 이유로 (상대적) 경질환을 적응증으로 하는 신약을 허가하는데 소극적인 반면 항암제에 대해서는 승인기준을 달리 적용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른 치료제들과 달리 대대적인 광고캠페인이나 마케팅 활동의 지원, 수많은 영업담당자들의 투입 등 엄청난 물량공세를 펼쳐야 할 필요성이 적다는 점도 항암제가 제약기업들에게 장점으로 어필하고 있는 한 요인이라는 풀이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좀 과장을 섞는다면 눈에 띄는 실험자료만 제시하면 충분하다는 것.
이밖에 개발이 어렵다는 단점도 오히려 이제는 높은 약가책정을 관철시킬 수 있는 한 근거라는 측면에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항암제를 둘러싼 제약기업과 각국 정부의 ‘동상이몽’과 그에 따른 줄다리기!
추후 더욱 흥미롭게 지켜봐야 할 것으로 사료되는 글로벌 제약업계 기상도의 한 관전 포인트이다.
| 01 | 식약처 195명 채용 비결은 ‘숏폼’…정부기관 ... |
| 02 | [기업분석] 비올메디컬 1Q 매출 175억…전년... |
| 03 | [기업분석]코스맥스 1Q 매출 6820억…전년比 ... |
| 04 | KEY NOTES for MANAGEMENT: 2026년 04월 |
| 05 | K-뷰티 1분기, '수익성 높은 상품'이 성패 ... |
| 06 | 속효성 멜록시캄, 급성통증 마약성 진통제 ... |
| 07 | [분석] 블록형 거점도매의 끝은 유통 재편?…... |
| 08 | [스페셜리포트] 알지노믹스, RNA 치환효소로... |
| 09 | 케어젠, 김은미 부사장 여성 최초 ‘올해의 ... |
| 10 | 유통업계, 이지메디컴 앞 총집결…"대웅 거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