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회 이상 고추 먹으면 심장병 사망률 급감
伊서 8.2년 추적조사 결과 사망률 20~30% 낮게 나타나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12-18 14:51   수정 2019.12.18 14:53


고추를 매주 최소한 4회 정도 섭취한 이들의 경우 심근경색으로 인해 사망할 위험성이 괄목할 만하게 감소했다는 요지의 연구결과가 나와 구미가 당기게 하고 있다.

총 2만2,811명의 남‧녀 성인들을 대상으로 평균 8.2년에 걸친 추적조사를 진행하면서 정기적으로 식품 섭취빈도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주 4회 고추를 먹은 그룹의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률이 40% 정도까지 낮게 나타났다는 것.

이탈리아 중부도시 포칠리에 소재한 뉴로메드 지중해 신경의학연구소(IRCCS)의 마리아로라 보나치오 박사 연구팀은 학술저널 ‘미국 심장병학회誌’(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온라인판에 16일 게재한 ‘이탈리아 성인들의 고추 섭취와 사망률의 상관성’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추적조사에서 나타난 심근경색 사망률 감소효과가 고추에 드렁 있는 항염증 성분의 일종인 캡사이신의 작용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다만 연구팀이 이번 연구에서 캡사이신의 심근경색 사망률 감소효과를 직접적으로 입증한 것은 아니다.

보나치오 박사팀이 추적조사를 진행한 대상자들은 이탈리아 중부 몰리제주(州)에 거주하는 성인들이었다.

몰리제주는 과일과 채소, 견과류, 콩류, 생선 및 올리브 오일 등을 다량 섭취하면서 적색육류는 드물게 섭취하고, 유제품이나 달걀은 제한적으로 섭취하는 전통적인 형태의 ‘지중해식 식생활’이 보편화되어 있는 지방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고추를 자주 먹는 성인들은 평소 지중해식 식생활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보나치오 박사팀은 조사대상자들의 평소 고추 섭취도를 ▲전혀 또는 드물게 섭취하는 그룹 ▲최대 주 2회 섭취그룹 ▲주 2~4회 섭취그룹 ▲주 4회 이상 섭취그룹 등 4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그리고 보나치오 박사팀이 추적조사를 진행한 결과 조사기간 동안 총 1,236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사망자들 가운데 3분의 1은 암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되었고, 또 다른 3분의 1은 심장질환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데 고추를 주 4회 이상 섭취한 그룹의 경우 평소 고추를 전혀 또는 드물게 섭취한 그룹과 비교했을 때 총 사망률 및 심인성 사망률이 각각 23%‧34% 낮게 나타나 주목되게 했다.

더욱이 이처럼 고추를 자주 섭취한 그룹은 심근경색 또는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각각 40% 및 34% 낮은 수치를 보여 반비례 상관관계를 드러냈다.

이밖에도 고추 섭취에 따른 사망률 감소효과는 고혈압을 앓지 않는 그룹에서 한층 확연하게 관찰됐다.

반면 심혈관계 질환의 생체지표인자로 꼽히는 혈중 비타민D 수치의 경우에는 상관관계가 뚜렷하게 관찰되지 않았다.

보나치오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관찰된 한가지 흥미로운 부분이 고추 섭취에 따른 사망률 감소효과가 평소의 식생활 유형과 무관하게 나타났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건강에 유익한 지중해식 식생활을 충실하게 이행한 그룹 뿐 아니라 그다지 건강에 유익하지 않은 식생활을 지속한 그룹에 속한 성인들 가운데서도 고추를 자주 먹은 사람들의 심근경색 사망률이 낮게 나타났다는 의미이다.

보나치오 박사는 “고추를 자주 섭취하면 심혈관계 질환 위험요인들이나 평소의 지중해식 식생활 준수도와 무관하게 총 사망률과 심인성 사망률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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